조선 거닐며 양반놀음 해볼까-국내 세계유산 속으로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8.05 15: 39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시내를 벗어나면 시골길 구석구석으로 이내 이야기가 펼쳐진다.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부터 우리네 조상들의 삶까지. 역사 한가운데 고즈넉이 놓여있는 셈이다. 과거와 미래를 엮어 현재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은 독특한 성리학 학풍이 600여년간 대대로 이어져 온 대표 양반마을로 꼽힌다. 혈연과 지연, 학연이 묘하게 얽힌 유교 문화의 정주(인간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형식을 오롯이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 유산 가치를 고루 갖추고 있다. 올 여름 아직 휴가를 보류한 상태라면 주말을 이용해 잠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방학을 맞은 자녀가 있는 가정에는 더 좋을 터다. 스토리가 있는 세계문화유산지다.
▲안동 하회마을…한옥의 정수 선봬
엘리자베스 영국여왕과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류성룡의 후예인 배우 류시원의 고향으로 알려지면서 한류 관광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안동 하회마을(중요민속자료 제122호)은 15세기 풍산 류씨 집안이 이주해 정착하면서 600여년간 대대 살아온 한국의 대표 혈연마을이다. 낙동강 물이 마을을 섬처럼 둘러싼 형상으로 연꽃이 물에 떠 있는 형국(연화부수형)이다. 하회(河回)라는 이름도 강이 마을을 감싸고 돈다는 의미다.
하회마을에 가면 ‘북촌댁’에 꼭 들러봐야 한다. 대지 1700평에 72칸의 규모를 자랑하는 하회마을에서 가장 큰 집이다. 안채, 사랑채, 큰 사랑채, 대문간채, 사당 등을 두루 갖추고 아름다운 한옥의 정수를 보여 준다. 이외에도 풍산 류씨의 대종가 ‘양진당’,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등 둘러 볼만한 고택들이 즐비하다.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는 고려 말부터 이어져 올뿐 아니라 안동식혜도 유명하다. 마을을 끼고 도는 낙동강물 건너에는 부용대가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낙동강 물줄기가 만들어낸 S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주 양동마을…집성촌 초가 간직
이곳에 오면 신라의 천년을 간직한 경주역사유적지는 덤이다.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이곳은 1992년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방문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시내에서 포항방면으로 20km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설창산 자락에 위치한 경주시의 양동 민속마을은 조선시대 반촌 마을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의 집성촌인 이 마을은 총 150여호의 고가옥과 초가집들이 능선과 골짜기를 따라 펼쳐져 있다. 때문에 고건축물의 보고로 통한다. 중요민속자료 고건축물도 12건, 200여년전에 지은 건축물도 15채나 된다. 양동마을 역시 전통방식의 관혼상제를 비롯해 양동 줄다리기와 같이 마을공동체의 안녕을 추구하는 민속놀이가 전승된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