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들이닥친 비로 1시간 43분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거둔 승리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홍성흔-이대호의 홈런포와 선발 김수완의 호투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우위로 마쳤다.
롯데는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전서 5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김수완과 1회 홍성흔-4회 이대호의 홈런포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7승 3무 48패(4위, 5일 현재)를 기록하며 잠실 원정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반면 전날(4일) 13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보였던 두산은 하루 만에 다시 빈타모드로 돌아가며 1점 밖에 올리지 못했다. 시즌 전적은 56승 2무 40패.(3위)
롯데는 1회초 2사 후 홍성흔의 좌월 솔로포로 선취점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 임태훈의 초구 체인지업(116km)이 높게 눈높이에 맞게 날아들자 홍성흔은 주저하지 않고 시원하게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선취점과 함께 롯데 선발 김수완은 초반 제구 면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서 롯데의 3회초 공격이 한창이던 오후 7시 6분 경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다. 강우는 20분을 채 넘기지 못했고 경기 재개 선언과 함께 그라운드의 고인 물을 빼내는 데 소요된 시간까지 더해 7시 55분 경 다시 경기가 재개되었다.
49분이라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쉬는 시간을 가진 만큼 양 팀 선발 투수들의 급작스러운 난조가 우려된 상황. 일단 임태훈은 김주찬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3회 투구를 마쳤다. 롯데 선발 김수완도 3회 이종욱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 오재원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김현수를 2루수 땅볼, 최준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임태훈의 위기 상황은 4회였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홍성흔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은 임태훈. 후속 타자 이대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볼카운트 1-2에서 4구 째 밋밋하게 몰린 포크볼(129km)을 당겨쳤다. 이대호의 타구는 좌측 폴대를 맞고 떨어지는 쐐기 투런이 되었다. 전날 데뷔 첫 30홈런을 작렬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아치를 쏘아올린 것.

6회말 1사 1루 두산 공격이던 오후 8시 56분 경 다시 비가 잠실에 2차 습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비는 얼마 안 있어 그쳤고 내야 흙에 또다시 웅덩이가 만들어져 진행요원들의 수고 속에 경기가 오후 9시 50분에야 속개되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경기 중단 시간은 도합 1시간 43분에 달했다. 7회초 롯데는 박종윤의 우월 솔로포로 4-0을 만들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7회말이 되어서야 두산은 0의 행진을 끝마쳤다. 손시헌의 좌전 안타와 대타 이두환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를 만든 두산은 이종욱의 좌전 적시타로 1-4를 만들며 추격권에 재진입했다. 오재원의 2루 땅볼에 이종욱이 수비 방해를 지적받아 아웃되었으나 김현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2사 만루가 된 상황.
그러나 뒤를 이은 최준석이 좌완 강영식의 유인구성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두산의 공격 기회가 끝났다. 사실상 승패가 갈린 순간이었다.
신고선수 출신의 롯데 선발 김수완은 5⅓이닝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2개) 무실점 쾌투로 시즌 2승(무패)째를 거두는 기쁨을 안았다. 49분이라는 1차 우천 중단 공백으로 어깨가 식는 현상이 우려되었음에도 커다란 동요를 보이지 않으며 상대 타선을 침묵시킨 수훈은 대단했다. '홍대갈 트리오'를 함께 구축하는 카림 가르시아가 어깨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서도 '홍대 듀오' 홍성흔-이대호는 나란히 홈런을 작렬하며 위력을 발산했다.
두산 선발 임태훈도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탈삼진 4개, 사사구 2개)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마운드에 있던 동안 타선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동시에 구사도가 높지 않았던 체인지업-포크볼을 통타당하는 불운 속에 임태훈의 퀄리티스타트는 시즌 8패(9승)째로 이어지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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