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법시다(부동산)] 땅 살 땐 혐오시설부터 살펴라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8.06 15: 52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납골당, 철탑, 폐기물소각장, 대형 축사 등이 인근에 건립된다고 하면 집단으로 반대행위까지 나서면서 말이다. 반대행위의 주된 이유는 내 땅값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을 매입할 때 중개인의 설명만 듣고 들뜬 마음에 주변 경관을 꼼꼼히 체크하지 못하거나, 또는 검토했음에도 심각성을 간과 한 채 덜컥 사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몇 년 전 매도 의뢰를 받고 고객의 전원주택을 방문 한 적이 있었다.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전원주택이었는데 그 고객은 도시에서 은퇴를 하고 고향 근처에 살기 위해 낙향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근처에 가니 가축의 인분냄새가 자동차 안으로 스멀스멀 들어왔고 이에 질세라 파리들이 차에 달라붙는 것을 보고 도착하기도 전에 팔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객은 겨울에 땅을 샀는데 인근의 축사를 보긴 했으나 이렇게 까지 곤혹스러울 줄은 몰랐다고 한다. 정확하게 현장확인을 하지 않아 혐오시설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었지만 바라던 행복한 전원생활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게 된 것이다.
 
매입 할 계획으로 직접 땅을 보게 되면 사심으로 인해 냉철하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중개인에게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혼자서 다시 방문하여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환경적 요인들을 꼼꼼히 메모한 후 다시 되새겨 보는 것이 좋다. 보이지 않던 것,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들이 다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꼼꼼한 것도 걸림돌이겠지만 돌다리라도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은 반드시 두드려 봐야 할 것이다. /이브닝신문=안형구 투자수익팀장(투모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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