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트리플 크라운-MVP’ 걸림돌은 ‘홍성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8.07 07: 59

롯데 자이언츠의 ‘홍-대 듀오’의 방망이가 연일 불타오르고 있다. 뜨거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둘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3번 타자 홍성흔(33)이 한 방 날리면 4번 타자 이대호(28)가 또 한 방 터트리는 등 홈런포가 연일 터진다.
둘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향해 한 걸음씩 달려가고 있다. 최근 이틀 연속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 홍성흔과 이대호는 6일 현재 공격 주요부문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호가 타율(0.370)과 홈런(32)에서 선두이고 홍성흔이 타율(0.363)과 홈런(26개)에서는 2위에 머물고 있지만 타점에서는 109개로 이대호를 2위(97개)로 따돌리고 있다.
2006년 프로야구 사상 2번째로 타격 부문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을 달성했던 이대호는 올 시즌도 트리플 크라운을 재현할 태세이다. 현 페이스를 유지하면 타율과 홈런은 왕관을 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타점이다. 팀동료인 홍성흔과 막판까지 불꽃튀는 경합을 벌여야할 전망이다. 둘 모두에게 공교롭고도 얄궂은 상황이다.

타순으로 보면 당연히 4번 타자 이대호가 더 많은 타점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3번 타자 홍성흔이 작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파워를 과시하며 홈런포를 펑펑 터트리고 있어 타점 쌓기가 만만치 않다. 홍성흔 앞에 주자가 있으면 이대호한테 가기 전에 홍성흔이 불러들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타점왕을 바라보는 이대호로선 그야말로 ‘내부의 적’이 홍성흔인 셈이다. 때문에 이대호가 트리플 크라운으로 가는 길의 최대 걸림돌은 “홍성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홍성흔은 최근에도 “내 임무는 공격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타점왕은 이대호가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인력으로 타점 양산을 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설령 홍성흔이 득점 찬스에서 타점을 올리지 않고 지나간다고 해도 뒤에 이대호가 찬스를 살린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야구이기 때문이다. 누구든 득점 찬스가 오면 한 방을 날려줘야 팀이 승리할 수 있다.
또 홍성흔에게도 도전할 만한 기록이 기다리고 있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국민타자’ 이승엽(33.요미우리)이 세운 역대 한국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타점(144개)은 홍성흔이 도전해야 할 목표이다. 홍성흔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경신 가능성이 충분하다. 롯데는 현재 34게임을 남기고 있어 홍성흔이 매경기 1타점 이상을 기록하면 144타점도 바라볼 수 있다.
결국 이대호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홍성흔을 실력으로 뛰어넘을 수 밖에 없다. 솔로 홈런이라도 더 많이 때려내야 한다. 그래야만 12개의 차이를 뒤집을 수 있다.
이대호가 홍성흔을 넘어 타점왕까지 차지하고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낸다면 시즌 MVP도 노려볼 만하다.
 
현재 강력한 상대는 2006년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다승,방어율,탈삼진)을 달성하며 신인왕 및 시즌 MVP를 차지했던 한화 이글스의 좌완 괴물 류현진(23)이다. 류현진도 현재 생애 2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 또 다시 이대호와 시즌 MVP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둘다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 팀성적이 앞선 이대호가 2006년보다는 조금 유리한 형국이다.
이대호가 트리플 크라운, 시즌 MVP, 팀 4강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홍성흔을 뛰어넘여야 한다. 너무나 뛰어난 3번 타자를 둔 4번 타자 이대호의 고민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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