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끼’가 3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에 흥행세가 눈에 띠게 떨어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영화 ‘이끼’의 개봉 전, 언론시사회에서 평단의 이견이 없는 호평과 일반 관객시사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이끼’는 올해 무난히 5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점쳐 졌었다.
윤태호 작가의 인기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탄탄한 원작과 충무로의 전설인 강우석 감독의 연출, 그리고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유준상 유선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모두 결집해 영화의 완성도에 있어 더 기대를 모았다. 이에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도 여름방학 시즌에 ‘대박’을 터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도 컸다.

이에 영화의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개봉 전, 흥행에 자신감이 붙어 본래 7월 15일 개봉일을 하루 앞당겨 14일에 개봉했다. 일반 시사회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열띤 반응과 평단의 큰 이견이 없는 호평에 개봉을 지체할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
영화 ‘이끼’는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지만 개봉 21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에 흥행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5만 명 내외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순위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반해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인셉션’은 하루 평균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히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35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런 흥행세라면 ‘인셉션’은 400만 돌파도 목전에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이끼’의 흥행세가 사그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영화를 본 이후 관객들의 극과 극의 평이 영화의 선택을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만화 원작을 본 관객들은 “만화를 본 사람들은 영화를 절대 보지 말길” “웹툰을 기준으로 안 본 사람은 재미있지만 본 사람은 재미 없다” “만화 보고 영화 본 사람은 완전 실망”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만화에 비해서 영화적 재미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하며 영화티켓을 사기 반신반의한 이들도 많았다.
원작을 보지 않고 영화적인 재미를 느낀 관객들도 많다. “원작 잊고 영화로만 이끼를 보면 재미있다” “다들 연기 잘하고 재미있었다” “올 여름 꽤 재미있었던 스릴러” 등의 호평도 많다. 이렇듯 ‘이끼’의 영화적 완성도와 재미에 대한 호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크게 받지 못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경쟁작 ‘인셉션’이 예상보다 더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인셉션’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현란한 액션 장면과 무중력 상태에서의 액션, 꿈의 세계, 꿈과 현실의 경계와 그 진실에 대한 고민 등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영화 ‘아바타’ 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그의 아성에 견줄 만큼 관객들에게 충격을 줬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인셉션’은 ‘이끼’와 초반 경쟁을 벌이는 듯 했지만 홀로 유유히 독주하며 이번 주 개봉했던 ‘아저씨’와 박스오피스 1,2위를 다투고 있다.
또한 영화의 긴 러닝타임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도 영화의 흥행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2시간 38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다른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영 회차가 적어 전체적인 영화 관객 수에 마이너스가 된다. 여기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온 가족이 여름 방학에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점에서도 12세 관람가인 ‘인셉션’과 경쟁하는데 관객층의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올 여름 ‘이끼’의 개봉 이후 영화 ‘인셉션’ ‘솔트’ ‘아저씨’ 등의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해 챙겨 봐야할 영화가 널렸다는 것도 ‘이끼’만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는 이유가 된다. 관객들은 ‘이끼’ 외에 안젤리나 졸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원빈 등이 주연으로 나선 신작들과 ‘이끼’를 계속 저울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빈의 감성액션 영화 ‘아저씨’로 관객들의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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