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패 속에서 그들의 활약까지 도매금으로 가려버릴 수는 없었다. KIA 타이거즈의 군산 5연패 속에서 김선빈(21)과 신종길(27)의 활약은 홈 팬들의 박수를 이끌었으나 승리까지 가져오지는 못했다.
김선빈과 신종길은 지난 6일 군산 두산전에서 각각 4타수 4안타 1득점, 3타수 2안타 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그러나 팀이 2-3으로 역전패하며 이들은 승리의 영웅이 되지 못했다.

올 시즌 2할9푼4리 18타점 13도루(6일 현재)를 기록 중인 김선빈은 특히 이날 홈런이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두산 투수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9회말 공격 돌입 전 홈런을 제외한 단타-2루타-3루타를 모두 때려낸 김선빈은 상대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홈런을 노리며 잔뜩 힘을 주고 들어섰다.
홈런은 때려내지 못했으나 김선빈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향한 2루타.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시점에서 나온 김선빈의 2루타는 이용찬의 동요를 이끌었고 후속타자 이용규의 초구 몸에 맞는 볼, 대타 이현곤 타석에서 초구 폭투까지 이어졌다.
경기 후 이용찬은 "(김)선빈이한테 홈런을 내주면 사이클링히트 기록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닌가. 그 때문에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라는 말로 당시 김선빈의 활약상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지난 2006년 쿠바 세계 청소년 선수권에서 이미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용찬이기에 김선빈에 대한 경계심이 컸던 것. 이날 활약을 포함해 김선빈은 최근 5경기에서 4할7푼1리(17타수 8안타)의 맹타를 과시하며 두산 투수진의 경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팀 내 최고 수준의 직선거리 스피드를 자랑하는 신종길의 활약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지난 2002년 롯데에 입단한 뒤 한화를 거쳐 지난 2008년 말 강동우의 반대급부로 고향팀에 새 둥지를 튼 신종길은 2004년 한화 시절 깜짝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유망주.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심각한 부상을 당해 은퇴 위기까지 겪던 끝에 다시 기회를 얻고 있다.
신종길의 올 시즌 성적은 34경기 3할4푼8리(46타수 16안타) 9도루. 특히 100m를 11초 F에 끊는 빠른 발을 바탕으로 도루 성공률 90%(10번 시도, 9번 성공)로 내실있는 주자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내야수 출신으로 그동안 외야 수비 불안 현상을 비추던 신종길은 최근 수비 면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단은 결국 올 시즌 군산 5연패를 끊지 못한 채 다음 경기를 기약하며 월명구장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상대 투수진을 흔들 수 있는 테이블세터-하위타선으로 효용가치가 충분한 김선빈과 신종길의 상승세를 확인했던 만큼 역전패에 그 어떤 가치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김선빈-신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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