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숙적 SK텔레콤 꺾고 '첫 프로리그 제패'...MVP 이영호 (종합 1보)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8.07 22: 07

그토록 바라던 꿈을 이루고 한을 푸는 수간이었다. 무관의 제왕 KT가 지긋지긋하게 쫓아다녔던 '광안리의 저주'를 깨고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KT 롤스터가 비원의 숙원이었던 프로리그 우승컵을 드디어 품에 안으며 창단 첫 우승의 희열을 맛봤다.
KT는 7일 저녁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9-2010시즌 결승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우정호-김대엽-박재영 3 프로토스와 에이스 이영호의 마무리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KT는 지난 1999년 창단 이후 11년만에 단체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약 한 달여 시간 동안 결승전을 준비했던 KT에 SK텔레콤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지훈 감독은 꼼꼼한 전략으로 지장으로 소문난 박용운 감독의 허를 찌르며 경기의 실마리를 풀었고, 압도적인 4-1로 KT에 비원의 우승컵을 안겼다. 특히 이지훈 감독은 비 스타크래프트 선수 출신 임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팀 개편 작업을 성공하며 KT의 영원한 숙제였던 우승의 대업을 이뤄내며 KT를 명문팀 반열에 당당하게 올려놨다.

통산 7번째 우승, 프로리그 2연패를 노렸던 디펜딩 챔프 SK텔레콤은 팀의 기둥인 도택명(도재욱 김택용 정명훈)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단 1승을 올리는 극심한 부진으로 무너지며 역대 2번째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KT는 시작부터 정규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프로토스 라인을 앞세워 단숨에 승기를 틀어쥐었다. 선봉으로 나선 우정호는 고인규의 전진 배럭스를 완벽하게 간파하며 선취점을 뽑았고, 2세트에 나선 김대엽은 SK텔레콤의 해결사인 김택용을 압도하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승리하며 광안리 백사장을 가득메운 e스포츠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믿었던 원투펀치가 무너진 SK텔레콤은 3세트 '괴수' 도재욱을 내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KT의 매서운 카운터 펀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KT는 4세트 제 3의 프로토스 카드, 박재영을 내세웠다. 박재영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대저그전 운용으로 이승석을 넉다운시키며 창단 첫 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1-3으로 밀리며 배수의 진을 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SK텔레콤은 5세트 최후의 보루로 정명훈을 내세우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고강민이 예상외로 선전했지만 정명훈은 철벽 방어와 칼날 같은 강공으로 한 점을 보태는데 성공하며 SK텔레콤을 위기에서 일단 구해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KT가 현존 최강의 프로게이머 이영호를 6세트에 출전시키며 SK텔레콤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이영호는 뮤탈리스크 올인 체제를 선택한 박재혁을 상대로 특유의 영리함으로 상성 유닛인 골리앗을 주력 유닛을 생산하며 유리하게 출발했다.
 
박재혁이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를 추가해 잠시 이영호를 몰아쳤지만 최강의 방패로 상징되는 이영호 답게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이영호는 사이언스 베슬이 생산되자 마자 이레디에이트로 박재혁 제압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를 매조지한 이영호는 창단 첫 우승의 대미를 장식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규시즌 MVP에 이어 프로리그 결승전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우승을 차지한 KT는 4,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차지했고, 준우승에 머무른 SK텔레콤은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시즌 결승전
▲ KT 롤스터 4-2 SK텔레콤 T1
1세트 우정호(프로토스, 9시) 승 <신단장의능선> 고인규(테란, 3시)
2세트 김대엽(프로토스, 11시) 승 <폴라리스랩소디> 김택용(프로토스, 5시)
3세트 박지수(테란, 3시) <포트리스> 도재욱(프로토스, 6시) 승
4세트 박재영(프로토스, 7시) 승 <그랜드라인SE> 이승석(저그, 11시)
5세트 고강민(저그, 1시) <매치포인트> 정명훈(테란, 7시) 승
6세트 이영호(테란, 7시) 승 <심판의날> 박재혁(저그,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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