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40% '김탁구'는 어떻게 축배를 들었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8.08 09: 23

시작 전, 방송가 안팎에서 상당히 수군거렸다. "이 드라마, 뭐 얼마나 되겠어?" 하지만 됐다.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는 대박이 났다. 지난 5일 방송분에서 마침내 시청률 40%선까지 돌파하며 소위 '국민 드라마' 대열에 합류했다. 총 30부로 기획된 이 작품은 현재 18회까지 전파를 탔다. 앞으로 12회분이 더 남아 있는 상황에 이미 40%를 돌파한 성적은 이후 최고시청률이 어디까지 치솟을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축배를 들었다. 동시간대 경쟁작 MBC '로드넘버원'과 SBS '나쁜남자'가 속 뒤집힐 것만 같은 고배를 마신동안 '김탁구'는 무서운 기세로 유리잔에 샴페인을 채웠다. 결국 소지섭 김하늘, 김남길 한가인 등 쟁쟁한 톱 배우들의 복귀작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쾌거를 올리며 질주하고 있다.
톱스타 하나 없이, 일반적인 미니시리즈에 비해 비교적 긴 호흡의 30회짜리 시대극이, 특별히 많은 제작비를 쏟아 붓지 않고도 압승을 거둔 것은 방송가는 물론, 안방극장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이 기대 이상의 결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김탁구'가 축배를 들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시청자 공략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일단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김탁구'는 4, 50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매력을 가졌다. '빵집' 문화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은 지금 보기엔 촌스럽고 구식인 당시의 모습들이 빼곡한 '김탁구'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여기에 주인공 김탁구의 성장기란 점은 남녀노소를 흡인한다. 김탁구(윤시윤 분)와 주원(주원 분)의 대결 구도를 통해 성장, 발전하는 김탁구의 성장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간접 경험과 대리만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인공이 역경과 고난을 뚫고 성공하는 스토리는 무척이나 진부하지만 방송 초반, 막장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통속적인 코드를 삽입함으로써 시선 몰이에 성공했다.
또 지난 2010 월드컵으로 인한 편성운도 큰 몫을 했다. SBS는 당시 '나쁜남자'로 먼저 재미를 보고 있다가 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가진 탓에 드라마를 결방하고 경기 중계에 열을 올렸다. 굴러온 돌 '김탁구'가 그 틈새 공략에 성공한 것이다. 승기를 빼앗긴 '나쁜남자'가 당황하고 있을 때, 뒤늦게 시작한 MBC '로드넘버원'이 추격을 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100억대 제작비가 빚어낸 스케일, 소지섭 김하늘 최민수 윤계상 손창민 등 화려한 출연진 등 온갖 공세를 퍼부었지만 이미 지펴진 '김탁구'의 흥행 불씨를 꺼트리진 못했다.
'나쁜남자' 결방, '로드넘버원'의 고전. '김탁구'가 다른 시기에 다른 드라마들과 맞붙었대도 지금만큼의 '대박'을 낼 수 있었을지는 관계자들조차 장담하지 못하는 얘기다.
이제 중반 전개에 접어든 '김탁구'가 작품 자체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 SBS 새 수목극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의 새로운 경쟁에서 줄곧 승승장구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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