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2', 속편은 나오지 말아야 했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8.08 09: 33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란한 빈수레가 드디어 밑천을 드러냈다. 개봉 2주째부터 날개없이 추락중인 학원공포물 '고사2' 얘기다.
'고사2'는 겉포장만 화려한 영화 마케팅의 전형적인 실례에 속한다. 걸그룹 티아라 멤버들의 스크린 데뷔와 인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명콤비 황정음-윤시윤의 동반 출연 등 '고사2'는 캐스팅 단계부터 개봉 직전까지 온갖 요란을 떨었다.
영화의 완성도는 수준 이하인 반면에 TV 예능 프로들과 각종 매체를 통한 과장 홍보는 도를 넘어섰고 결국 개봉 첫 주 깜짝 흥행으로 일찌감치 제작사만 배를 불렸다. 모처럼 시간 내고 돈 써서 극장 찾았다 뭐 밟은 관객들이나 애써 좋은 영화를 만들고도 인맥 부족으로 쪽박을 찼던 '불우(不遇)의 명작' 제작자들은 발 구르고 땅을 칠 일이다.

영화의 첫 주 흥행에는 마케터 꼼수가 통하지만 2주차에 들어가면 절대적으로 관객들의 평가에 좌우되기 마련이다. 올 여름 공포영화의 지존인냥 으쓱거렸던 '고사2'는 결국 충무로 영화인들이 제일 무서워한다는 거칠고 냉정한 입소문 직격탄에 허물어졌다.
7월 28일 막을 올린 '고사2'는 첫 날 10만명을 끌어모으며 '인셉션'(15만8000명)에 이어 2위를 기록,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솔트'와 강우석 감독의 대작 '이끼'를 앞섰다. 찻잔 속의 돌풍은 여기까지. 개봉 첫 주말을 넘긴 후 실망한 관객들의 비난에 직면한 '고사2' 흥행 열기는 빠르게 식기 시작했다.
급기야 2주차 주말 시작인 6일에는 7위, 7일에는 8위로 떨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고사2'는 토요일  하룻동안 4만8000명을 기록하는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다큐멘타리 가족영화 '오션스'에도 역전당했다.
'고사'는 2008년 여름, 블록버스터 쓰나미 속의 학원 공포물 틈새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 짭짤한 재미를 봤던 작품이다. 공포물의 기본기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이범수 윤정희 남규리 김범 등 출연배우들의 이름값 덕을 톡톡히 누렸다.
코어콘덴츠미디어는 한국영화 데뷔작 '고사'의 깜짝 성공에 고무돼 2008년 권상우 이범수 이보영 주연의 신파 멜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선보였다. 영화 관객은 한 번 속지 두 번 당하지 않는다. 결과는 흥행과 비평, 양쪽 모두 신통찮았다 .
이 와중에 '고사2'가 제작됐고 치고 빠지기 흥행에 성공했다. 시리즈 5편까지 이어진 '여고괴담'과 달리 '고사' 고정팬이 생겼거나 전작의 명성이 남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결국 요란한 마케팅에 현혹당해 극장을 찾은 관객만 피해자로 남은 셈이다.
[엔터테인먼트팀 부장]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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