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몇 년을 기다렸던 건지. 그동안 왜 이렇게 힘들었던 건지".
지난 7일 저녁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프로리그 2009-2010시즌 결승전서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SK텔레콤에 4-2 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KT 롤스터 프로게임단 선수 일동과 프런트는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로 불리며 23연승을 기록, '무적 함대'의 위용을 뽐냈던 2005년 당시에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의 한풀이에 성공한 뒤 너 나 할 것 없이 기쁨을 만끽했다.

KT는 광안리 무대를 포함해 단체전 결승 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승전보를 울린 적이 없다. 2005년 전기리그 결승전, 2005년 챔피언결정전, 2009년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결승전 등 이제까지 단체전 결승전서 한 번도 우승을 품에 안지 못했다.
여기에 전날 열린 SF 프로리그 결승전서 스페셜포스팀이 2번의 연장전을 가는 좋은 승부를 펼쳤지만 조직력과 개인기에서 밀리며 0-3 완패를 당한 여파를 딛고 해낸 결실이라 기쁨의 의미는 더욱 컸다.
2005년에도 KT 스포츠단 사무국을 책임졌던 김영진 사무국장은 09-10시즌을 앞두고 스포츠단에 재합류하며 명가 였던 KT 재건을 천명했고, 전폭적인 지원으로 위너스리그 09-10시즌 우승과 에이스 이영호의 개인리그 2회 우승, 프로리그 정규시즌 우승 등을 이끌어냈고, 화룡점정의 의미로 프로리그 첫 제패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김 국장은 우승 확정 후에 "이렇게 쉬운 걸 그동안 왜 고생한 건지"라며 너털웃음을 지었지만 눈시울은 붉었다. 이내 냉정을 찾은 김 국장은 "앞으로가 중요하다.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KT는 성적으로 최고가 아닌 e스포츠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할 팀이다. 차기 시즌도 더욱 좋은 모습으로 팬들께 찾아갈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국장은 "사실 이 성적은 권사일 단장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 단장님께서 최고의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약속하신 만큼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포상을 결정하겠다"라고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은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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