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하는 분이 아닌데, 괜히 우리 프로그램 때문에 귀찮게 되신 것 같아 미안한 마음입니다."
'남자의 자격' 연출자 신원호 PD의 말이다.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은 오는 9월 거제도에서 열리는 전국 합창대회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사전 오디션을 거쳤고 가수 지망생, 신인 가수, 개그맨, 아나운서, KBS 직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남격' 합창단에 합류했다.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 등 7명의 멤버들과 함께 매주 1회 이상 맹연습을 하고 있다. 거대한 프로젝트, 이번 합창단의 중심에는 음악감독 박칼린 씨가 있다. 국내 대작 뮤지컬 중 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품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그녀가 있었기에 이 모든 게 가능했다는 신 PD의 전언.
"원래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박칼린 씨를 익히 알고 있었죠.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한 인물일 수도 있었겠죠." 신 PD는 김윤진, 나문희 주연의 영화 '하모니'를 보고 이번 아이템을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진작 기획한 아이템이었지만 '합창'이 뭔지 '하모니'란 무언지 막상 시도해보려니 너무 문외한이더란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너무 재밌고 욕심나는 아이템인데, 이걸 끌고 갈 자신이 없더라고요. 누군가 리더가 필요했어요. 안 그러면 그냥 멤버들끼리 또 뒤엉켜 북적대는 그림밖엔 안 나오잖아요. 정식으로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리더가 필요했고, 그래서 박칼린 씨를 섭외하고자 했죠."
섭외를 위해 처음 통화를 했을 때,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되돌아 왔단다. 방송을 타거나 언론에 쉽게 노출되는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거부감을 갖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번의 전화 통화로 미팅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고. 조율 끝에 박칼린의 합창단이 꾸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박칼린 씨는 '남격' 방송 이후 여기저기 인터뷰와 방송 출연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 얼마 전에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뮤지컬의 잘못된 제작 행태를 꼬집은 것이 예능 비판으로 잘못 보도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직접 섭외에는 나서지 못하고 '남격' 제작진을 통해 그녀를 향한 러브콜을 시도하는 이들도 많아 때 아닌 유명세를 타게 된 것.
신 PD에 따르면 박칼린 씨는 한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또 다른 공연 작업에 매달리며 쉴틈 없이 일하는 편이다. 때문에 스케줄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이번 '남격' 프로젝트는 무산될 수도 있던 터였다. "합창단 선생님 섭외 1순위가 박칼린 씨였어요. 이 분이 아니라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은 생각할 수도 없었죠. 스케줄이 안 맞으면 어쩌나 했는데 박칼린 씨가 그러더라고요. '올해 말 '아이다' 공연 전까지 모처럼 몇 개월 쉬어보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오셨네요'라고. 저희가 운이 좋았죠."
'남격' 합창단은 박칼린을 만나 시작됐고 지금은 다듬어지는 중이다. 단원들은 모두 어디가서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이지만, '하모니'란 개개인의 노래 실력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오늘도 '남격' 합창단은 참가곡으로 선정된 사라 브라이트만의 '넬라 판타지아'를 목 터져라 연습 중이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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