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넥센이 최강 SK에 선전하는 이유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8.09 08: 22

요즘 야구계에는 ‘1위 SK 와이번스에 맞설 팀은 8위 넥센 히어로즈 밖에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돌고 있다. 비록 순위는 최하위지만 강팀인 SK에 당당하게 맞서서 물고 늘어지는 팀이 넥센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인천 문학구장에 3연전서도 홈팀 SK는 넥센에 혼쭐이 났다. 3연전 성적은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로 끝냈지만 첫 날을 제외한 2경기는 혈전을 치러야 했다. 지난 7일 경기선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인 끝에 연장 10회 넥센의 승리(6-5)로 끝났고 8일 경기서도 7회까지 동점으로 팽팽하게 맞서다 8회말 터진 홈런포 2방(박정권, 최동수)으로 간신히 SK가 5-3으로 이겼다.
이처럼 전력면에서는 분명 한 수 아래인 넥센이 SK와의 대결에서는 최하위팀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SK전 상대전적에서 2위 삼성이 9승 9패로 대등하게 맞선데 이어 넥센이 7승 10패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2승 10패), KIA(4승 12패), LG(3승 10패)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넥센이 얼마나 SK와 잘 싸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넥센이 SK에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시진 넥센 감독은 “자신감”이라고 분석한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SK전에 주눅들지 않는다. 이상하리만큼 자신있는 경기를 벌인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져도 손해볼 것 없다는 식으로 SK에 맞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 때 인천 연고지 구단으로 넥센 전신격인 현대 유니콘스 시절의 라이벌 의식이 잠재돼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가 전성기를 구가할 때 SK에 강세였고 그 때 멤버들 일부가 아직도 넥센 선수단의 고참으로 활약하고 있다. 자신감의 한 배경이다.
그리고 최고 투수에 명 투수 코치 출신인 김시진 감독의 ‘맞불 작전’도 한 몫을 한다. 김 감독은 대선배로 역시 투수 출신인 김성근 감독에 맞서 비슷한 전법으로 투타 운영을 펼친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강하게 대응하는 등 ‘독한 야구’로 맞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SK는 승기를 잡으면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야구로 정평이 나 있는데 넥센도 SK전서는 똑같은 전략으로 맞선다. 일례로 점수차가 커도 스퀴즈 번트로 완전히 녹다운을 시키는 전법을 양팀이 똑같이 구사한다.
그야말로 최강 SK에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 한편 벤치에서도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전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앞서고 있다고 약간의 틈이라도 주면 곧바로 따라와서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의 팀이 SK이기 때문이다.
이제 넥센과 SK의 남은 경기는 2게임 뿐이다. 남은 경기서 넥센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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