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일과 노는 것 밸런스 잘 맞추는 편"[인터뷰]
OSEN 이정아 기자
발행 2010.08.09 09: 27

노래되고 춤 되는 이런 실력파 여성 가수의 귀환을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데뷔 10년차,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그녀, 보아가 무려 5년 만에 국내 가요계에 돌아왔다. 그녀의 컴백 소식에 음악 팬들의 가슴이 설레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보아지만 무대 아래서는 활짝 웃는 모습이 보는 이들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옆집 소녀 같은 친근함이 있다. 눈웃음과 보조개가 무척 매력적인 보아와의 기분 좋은 데이트가 시작됐다.
# 데뷔 10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

나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 ‘넘버원’으로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을 때다. 그때 당시에도 솔로 가수 자체가 드물었다. 근데 만 13세 나이에 데뷔를 할 때만 해도 감히 대상 같은 것을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대상도 주고 그래서 정말 기뻤던 것 같다. 물론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했을 때도 기쁘긴 했는데 그 때는 트로피를 주거나 하는 것이 아니니까 피부로 와 닿는 실감 같은 것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처음 대상을 받았을 때는 어린나이에 상을 안겨 주니까 그게 정말 컸던 것 같다.
#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2006, 2007년도께 ‘아 정말 휴식기다운 휴식기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1년 동안 내 스케줄을 보면 연말부터 앨범 작업을 해서 연초에 일본서 앨범이 나오고 일본서 활동하고 한국서 작업하고 한국서 활동하고 연말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시상식에 참석하고 노래 녹음하고, 그렇게 똑같은 패턴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1년이 너무 금방 지나갔다. 그렇게 똑같은 생활이 몇 년 동안 반복되다 보니 좀 지치기도 하고 일에 흥미를 잃기도 했다. 또 가수라는 직업이 아웃풋만 있고 인풋이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내 자신이 고갈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은 내게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데 나는 새로운 게 없었다. 더 열심히 하고 싶어도 더 할 게 없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미래를 봤을 때 내가 여기서 쉬면서 뭔가를 배워서 활동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럴 때 마침 미국 진출 제의가 들어왔고 터닝 포인트가 됐다. 미래에 대한 흥미와 열정이 생겼다. 미국 데뷔 앨범은 내게 참 많은 것을 준 앨범이다.
# 쉰다면 무엇을 하려고 했나
난 유학을 가고 싶었다. 우선은 그냥 놓고 싶었고 많은 문화를 접하고 싶었다. 가장 아쉬운 점이 해외를 다녀도 일만 하다 오지 놀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껏 해야 ‘그 공항 좋더라’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점이 아쉬웠는데 미국 앨범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음악에 흥미가 생기고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안무가 선생님과 놀 듯 춤을 추고 그러면서 내가 모르는 세계가 많고 배워야 할 것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쉽게 그만두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가요계 환경, 예전과 무엇이 가장 달라진 것 같나
예전보다 다방면에서 굉장히 많이 발전한 것 같다. 나도 사실 해외에 나가 있으면 언어 배우고 그러는 것이 너무 바빠서 가요 프로그램을 잘 챙겨보지는 못하는데 이번에 한국 들어와서 녹음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보고 그랬다. 우선 가요계가 굉장히 발전을 했다고 느꼈다. 또 활동하는 가수들의 연령대가 참 낮아진 것 같다. 음악 프로그램 자체도 질이 높아 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 퍼포먼스도 5년 전보다 더 멋지게 보여줄 수 있겠다 싶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드라이 리허설이 그렇게 빨라진지 몰랐다.(웃음)
 
# 그동안 음악에 집중을 하게 만든 힘이 있다면?
컴백을 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는데 기대해주는 분들이 많았다. 나라는 가수를 기억해주고 기대해 준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10년 동안 한 게 많은 것 같다. 곡도 400곡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다. 따져보면 일주일에 한곡씩 만든 셈이다. 앞으로 할일도 많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음악 스타일도 바뀔 수 있는 것이고 하지만 보아라는 가수의 브랜드는 계속 높여가고 싶다. 국내서만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더 가능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 더 이상 이룰게 없다 싶기도 하다.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스텝업’ 감독으로부터 할리우드 댄스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다. 촬영 시기가 정확히 잡힌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또 새로운 도전이기에 영화 촬영도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일단 앨범 활동을 잘해야 한다. 무엇이든 도전하고 싶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 도전할 것이다. 난 모험이나 이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성격 자체도 한 가지만 계속 하지는 못한다. 그런 점을 이수만 선생님이 너무 잘 파악해서 내가 질리겠다 싶으면 자꾸 뭔가를 던져주신다. 그러니까 10년 동안 일 하면서 질리지 않고 잘해온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내가 질릴 만하면 또 도전할만한 뭔가를 던져줬으면 좋겠다.
# 앨범 끝날 때 쯤 어떤 평가를 받고파?
“역시 보아네” 이런 반응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퍼포먼스도 그렇고 앨범도 그렇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다양한 모든 것을 해보고 싶다. 댄스가수는 좋지만 그것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댄스와 20대 들어서면서 생각한 게 정말 공감대를 느끼게 만들 수 있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내 노래를 보면 다소 무섭고 메시지 적이고 그런 노래밖에 없어서 감수성 있는 발라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댄스, 발라드 모두 좋아하니까 많은 분들이 여러 방면으로 즐길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
# 표절시비에 대한 우려 있나
모든 가수들이 앨범을 내면서 그런 일을 우려하면서 만드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이고 나 또한 그런 것을 아예 생각을 안 하고 만든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가수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 작사, 작곡, 프로듀서
가수는 노래, 퍼포먼스 등 자기가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곡도 더 쓰고 싶다.
 
#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
음악 활동을 즐겁게 꾸준히 하는 게 내 목표다. 사람이 어떤 위치에 올라가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인데 어떻게 하면 이 자리를 더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체력이 더 강해져서 라이브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10대 때는 아픈데도 없고 체력도 좋고 잠을 못자도 팔팔하고 그랬는데 20대가 되면서 술 약속도 생기고 몸도 피곤해지고 하니까 앞으로의 10년은 자기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야 계속 춤추면서 노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많이 신경 쓰면서 노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사생활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무척 바쁜 것 같이 지내면서도 잘 노는 편이다. 나는 잘 놀아야 일을 잘 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논다. 영화도 많이 보러 다니고 술도 마시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면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예전부터 일에 대한 것과 노는 것에 대한 밸런스를 잘 맞춘 것 같다. 돌아다녀도 나를 잘 못 알아본다. 무대 화장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니까 잘 모르시는 것 같다. 
# 이상형
나 좋다는 사람이 없다.(웃음)나는 그냥 나 좋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해외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잘 안 된다. 나는 정말 나를 잘 챙겨줄 아내가 필요할 것 같다. 설거지는 잘 하는데 요리는 잘 할 자신이 없다.
 
# 운동
부상을 많이 입어서 발도 다치고 손목도 다치고 어깨 탈골도 오고 그랬다. 얼마 전에 허리 디스크 판정도 받았다. 그래서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재활 치료를 하게 되더라. 올해 앨범 준비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다.
 
# 계획
정말 열심히 만든 앨범이고 오랜만에 작업한 정규 앨범이니까 많은 분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에게 양질의 앨범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또 연말에 일본에서도 싱글 활동이 계획 돼 있다. SM타운 콘서트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난번 SM타운 콘서트 때는 신곡이 없어서 예전 노래를 불렀는데 올해는 앨범도 나오고 그래서 7곡정도 부를 것 같다. 많이 놀러와 주셨으면 좋겠다.
happy@osen.co.kr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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