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활력소' 신종길, "순간에 최선 다할 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09 10: 41

"원래는 2008시즌 후 방출 대상자였어. 그런데 마침 트레이드 카드가 필요했고 고향팀에서 뛰면 그래도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보낸거지".
 
지난해 강동우(한화)의 활약상을 칭찬하던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강동우의 반대 급부로 보낸 선수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은퇴 위기에서 기회를 얻어 고향팀에 새 둥지를 틀었던 그는 지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서서히 자리매김 중이다.

 
신종길(27. KIA 타이거즈). 2002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2차 6순위로 입단한 뒤 2003시즌 후 우완 이상목의 프리에이전트(FA) 보상 선수로 한화에 이적한 그는 2004년 9월 21일 대전 두산전에서 '깜짝'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치명적인 손목 부상으로 인해 은퇴 위기에까지 놓이기도 했다.
 
수술과 재활, 병역의무 이행으로 한동안 잊혀졌던 신종길은 2008년 말 베테랑 외야수 강동우와의 1-1 맞트레이드로 KIA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적 첫 해 16경기 2할3푼5리(17타수 4안타) 1타점 2도루에 그쳤던 신종길은 올 시즌 36경기에 출장해 3할3푼3리(51타수 17안타) 2타점 10도루(9일 현재)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향해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6~8일 군산 두산 3연전에서는 8타수 3안타(3할7푼5리) 3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 물꼬를 틔우고자 노력했다. 8일 두산전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으나 직전 2경기에서는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을 과시했다. 7일에는 득달같은 2루 도루로 팀의 통산 3500도루(역대 최초) 기록을 달성하기도.
 
지난 8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신종길. 인터뷰가 익숙지 않았기 때문인지 어색한 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1군에서의 출장 기회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다음은 신종길과의 일문일답.
 
- 최근 활약상이 뛰어나다. 내야수(2루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는데 수비는 많이 적응되었는가.
 
▲ 그동안 1군에서의 출장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기에 지금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내야수로 뛰어왔던 만큼 아직도 타구 판단 면에서는 어색한 점도 있다.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계속 나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두산과의 경기인 만큼 한화 시절 사이클링히트 기록에 대해 묻고 싶다.
 
▲ 글쎄.(웃음) 사실 어렸을 때 멋도 모르고 달성한 기록이라 그 때는 별 생각 없이 기록을 세웠던 것 같다.
 
- 그 때문에 이후 김경문 두산 감독이 트레이드로 영입하고자 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목부상을 크게 당해 선수생활에까지 위기를 맞았었는데.
 
▲ 고교 시절 한 번 수술을 받았었고 그 이후에도 두 번 수술을 받았다. 공익근무 복무 첫 해에도 수술 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 신종길은 그 이야기와 함께 수술 부위를 보여주었다. 한 눈에 봐도 '정말 크게 다쳤었구나' 싶을 정도로 수술 자국이 검붉게 남아 있었다.
 
- 공익근무 복무로 실전 공백이 꽤 있었을 텐데.
 
▲ 수술 부위 재활을 마친 후에는 모교(광주일고)에서 계속 훈련해 왔다. 수술 여파로 인해 그 이전 1년을 쉬었던 만큼 모교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 데뷔 이후 첫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타격에 있어 바뀐 점이 있는가.
 
▲ 1군 투수들은 2군에 비해 확실히 공도 빠르고 변화구 각도 날카롭기 때문에 더 빠른 대처능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건열 타격코치께 질문하고 상의하면서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공교롭게도 다음 3연전이 한화(10~12일 청주 3연전)와의 경기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할텐데.
 
▲ 이적생 입장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타석에서는 공 하나하나 더 커트하면서 투수를 까다롭게 하고 누상에서 더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순간순간 열심히하면서 더욱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 현재 외야 백업 멤버 중 가장 빠른 발을 갖춘 동시에 군필자라는 장점을 지녔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실 올 시즌 전 '1군에서 100경기 정도 출장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1군은 스스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 기회를 빼앗기는 무대 아닌가. 내가 앞으로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을 지 2군으로 내려갈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4강 진입을 위해 분투 중인 팀 승리에 공헌하는 게 지금 내 목표이자 바람이다.
 
farinelli@osen.co.kr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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