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을 지탱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척추는 건물의 대들보에 비유된다. 대들보가 흔들리면 집 전체가 위험해 지듯이 몸의 중심인 척추가 흔들리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 설마 척추가 흔들릴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허리가 약하면 척추가 흔들릴 수 있다.
척추는 마디로 연결되어 있고 허리는 5개 마디로 구성돼 있다. 척추 마디를 서로 연결하는 구조물은 척추뼈, 추간판(물렁뼈), 인대, 관절면, 근육 등인데 이들 중 한 구조라도 손상되거나 약화되면 마디는 서로 떨어져 어긋나게 되고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척추 전방 전위증이라고 부른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퇴행성 변화로 인한 전방 전위증이다.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면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지고 척추 마디가 주저앉게 된다. 그러면 척추뼈를 지지해주는 근육과 인대가 느슨해져 척추 후관절이 불안정하게 된다. 이럴 경우 척추를 잘 받쳐주지 못해 연결고리가 잘 붙어있어도 척추뼈가 미끄러지기 쉽다.

두 번째는 척추 분리증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다. 척추 마디와 마디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반복적으로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퇴행성 척추 전방 전위증의 증상은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를 움직일 때 아프고, 오히려 걸으면 증상이 호전. 하지만 오래 걸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져 엉덩이를 빼고 걷게 되고, 심하면 잘 때 돌아 눕다가 아파서 깨기도 한다. 또한 척추관 협착증이 동반하게 되어 보행 시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고, 쑤시게 되어 걷는 중간 쉬게 된다.
척추 분리증에 의한 척추 전방 전위증의 증상은 퇴행성 전방 전위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신경근 압박에 의한 하지 방사통이 주된 증상이다. 요통과 엉치통을 동반하고 디스크 환자처럼 움직일 때 마다 다리 쪽으로 저리고 쑤시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 전방 전위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5~6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보다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이다. 척추 전방 전위증은 척추 기둥이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세를 바꾸거나 움직일 때 많은 통증이 나타나며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잘 삐끗해서 근육통도 쉽게 발생한다. 잇몸이 부실하면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진단은 X-ray검사만으로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착증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MRI촬영, 척수 조영술 등의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의 방법이 있다. 초기에는 침상안정 및 보조기 착용 등으로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 분리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척추마디를 고정하는 고정술을 통해 어긋난 척추 뼈를 바로 잡는다.
시술 후에는 허리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장시간 몸을 구부리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더조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김주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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