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대 이하' 예능들, 왜?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8.09 17: 38

‘환상의 짝꿍’과 ‘하땅사’ 후속으로 방송되는 MBC 일요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BC의 7월 개편으로 새롭게 편성된 ‘꿀단지’와 ‘꽃다발’이 바로 그 주인공. 토요일 '무한도전'이 장수 예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간판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재도약하는 가운데 MBC 예능의 숙제인 셈이다.
9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8일 방송된 ‘꿀단지’는 전국 평균 4.8%의 시청률을 보였고, ‘꽃다발’은 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일 기록한 5.2%와 5.8%보다 하락한 수치다. 첫 방송은 각각 5.4%. 6.7%이었다. 시청률이 오르기는커녕 더 악화되는 상황인 셈이다.
 

당초 ‘꿀단지’는 MBC 관계자들의 큰 기대와 호응 속에 시작됐다.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출범시킨 여운혁 피디가 맡았다는 것 뿐 아니라 최양락, 하춘화,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 등 신구 개그맨들과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점도 흥미요소였다. 제작진은 돌아온 알까기와 함께 가족, 속마음, 초자연적인 현상 등 생활 속에서 쉽게 느낄 법한 소재의 이야기들로 시청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겠다고 자신 있어 했다.
특히 KBS 2TV ‘개그 콘서트’와 같은 스탠드업(Stand-Up) 방식을 탈피하고, 콩트 코미디를 표방하면서 기존 코미디쇼에 향수를 느끼던 중장년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신선한 시도보다는 산만한 구성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일요일 오전 9시 20분이라는 시간대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가족이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이 같은 시간에 코미디쇼를 감행하다 보니 경쟁 프로그램에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8일 시청률 결과를 살펴보면,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1박2일’ 재방송은 10.4%를 기록했고, SBS ‘동물농장’은 10.3%가 나오는 등 ‘꿀단지’가 크게 뒤져 있다.
‘꽃다발’ 역시 MBC가 야심차게 기획한 예능 버라이어티지만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꽃다발’은 ‘꽃처럼 아름다운 걸 그룹들이 다발로 나온다’는 뜻처럼 걸 그룹 멤버들이 출연해 ‘국민돌’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기본 골격이다. ‘몰래 카메라’,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김영진 PD가 연출을 맡아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KBS 2TV ‘청춘불패’와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 등 가뜩이나 걸 그룹 버라이어티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이 또 생겨나 “진부하고 식상하다”는 악평을 듣고 있다. ‘꽃다발’ 만의 독특한 콘셉트나 구성 등이 전무해 보는 재미가 없다는 게 대다수 연예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동시간대 뚜렷한 경쟁작이 없다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꽃다발’은 시청자에게 외면 받고 있다. ‘꽃다발’의 활약으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 흥행까지 넘보겠다는 MBC이었지만 그것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방송 초반인 만큼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역시 ‘무모한 도전’으로 처음 방송을 탔을 때 “도대체 뭐하는 거냐”는 비난을 들었던 것처럼 뜻밖의 인기를 얻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전 프로그램의 무리한 폐지로 구설수에 올랐던 MBC가 심혈을 기울였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꿀단지’, ‘꽃다발’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인 데 대해서는 방송사도 출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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