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김시진(52) 감독은 요즘 그저 입맛만 다신다. 주위에서는 투수들을 잘 키워낸다며 칭찬이 자자하나 속마음은 쓰리다. 투수 기대주들을 계속 다듬어내고 있지만 주축 선수들이 한 꺼번에 빠져나가니 한 숨이 나오는 것이다.
비슷한 연배의 다른 팀 감독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답답하다. 김 감독은 한편으로는 어려운 팀형편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팀에 버금가는 전력으로 싸워보지 못하는 것에 서글프다. 현재 김시진호의 넥센은 한화에도 승률에서 밀려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달 중순 미래 팀간판으로 여겼던 3루수 황재균 마저 롯데로 떠나면서 김 감독의 허탈감은 더하다. 김 감독은 최근 “나도 다른 감독들처럼 4강 전력으로 싸워보고 싶다”며 씁쓸해했다.

그렇다고 마냥 “원삼이도 없고, 택근이도 가고”라며 넋두리만 늘어놓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무장한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전력다지기에 일찌감치 돌입할 작정임을 드러냈다. 전력의 반이 빠져나간 올 시즌은 이미 하위권이 확실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 내년 시즌은 4강 이상을 바라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좌타자 클락을 내보내고 좌완 투수 니코스키를 영입했다. 내년 시즌 활용선수로 점찍고 미리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클락이 빠져 타선은 약화되겠지만 니코스키가 안착하면 투수력은 한 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으로선 계약 마지막해인 내년 시즌에는 감독 생활 4년만에 첫 4강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7년 현대 유니콘스 마지막 감독으로 시작한 사령탑 생활에서 팀의 어지러운 상황 탓에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때문에 내년에는 4강 이상의 성적표를 내겠다는 각오이다. 그래야만 자신의 진가를 만천하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길이다.
김 감독의 이런 포부는 물론 팀의 지원이 뒤따라야만 가능하다. 지난 겨울처럼 올 스토브리그서도 넥센이 대대적인 ‘선수 세일’에 들어가면 김 감독의 꿈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김 감독이 내년 시즌에는 다른 팀에 맞설만한 전력으로 호성적을 내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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