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요즘, 가슴 시린 멜로 한편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안방극장엔 사극, 시대극,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눈물 쏙 뺄만한 가스 저린 정통 멜로를 찾기 힘들다.
지난 봄, KBS 2TV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가 선보인 멜로나 최근 종영한 SBS '나쁜남자' 속 비운의 러브스토리 이후, 8월 안방극장에는 더 이상 심장 울리는 멜로가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 안방극장에는 스크린의 감동 못지않은 애절하고도 울림 있는 러브스토리가 펼쳐졌다. '신데렐라 언니'의 의붓자매와 그 사이에 선 키다리 아저씨 같은 남자의 삼각 멜로, 그리고 가슴 아픈 짝사랑이 심금을 울렸다. 문근영, 천정명, 서우, 택연 등 주연 4인방은 고도의 멜로 연기로 드라마 팬들의 불면증을 부추겼다.

'나쁜남자'의 멜로도 처연했다. 복수와 욕망의 얼개 위에 위태로운 사랑의 줄타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나쁜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은 극중 러브스토리를 더욱 호소력있게 만들었다. 결국 비운의 남자주인공이 죽음으로써 막을 내린 이 드라마는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고 있다.
어느 드라마에나 러브라인, 멜로 코드는 삽입되기 마련이지만 여심을 흔들고 남성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뜨끈하게 만들 수 있는 멜로는 분명 따로 있다. 현재 방송중인 방송 3사의 월화극과 수목극, 주말극을 모두 훑어봐도 현실적인 러브스토리나 코믹한 판타지는 눈에 띄지만 감각적이고 여운 있는 사랑 이야기는 실종됐다.
주간 시청률 1위에 빛나는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도 주인공 4인방의 엇갈린 러브라인이 무르익고 있지만 아름답거나 처절하단 느낌은 약하다. 말랑말랑하지도, 심장을 도려낼 듯 아프지도 않다. 월화극 1위 MBC '동이'도 동이(한효주 분)와 숙종(지진희 분)이 행복한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다. 사랑은 이루어졌고 주변의 방해공작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무르익고 있다. 주말극 KBS '결혼해주세요'나 SBS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 등은 가족극이란 점에서 좀 더 현실적인 러브라인들이 등장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사연,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 이혼 후 전처-전남편의 관계 등이 주된 이야기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애달픈 사랑, 시청자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고도의 감성 멜로는 볼 수 없다. 드라마 팬들 중 상당수는 눈물콧물 쏙 빼는 최루성 멜로나 가슴 저미는 정통 멜로를 기다린다. 조만간 선보일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나 수목드라마 '도망자', MBC 새 수목드라마 '장난스러운 키스',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라인업을 살펴봐도 알콩달콩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루면서 당분간 가슴 시린 멜로를 감상하긴 어려워 보인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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