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앓이·드림머신..'후유증' 있는 영화가 뜬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8.10 10: 02

극장가에 새로운 '2강' 체제를 구축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원빈 주연 '아저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둘 다 '후유증'이 있는 영화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7월 극장가를 주도한 '인셉션 vs 이끼'의 구조가 결말에 대한 호기심-반전에 대한 궁금증이었다면 '인셉션'과 '아저씨'는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도 관객의 머릿 속에서 영상을 되풀이하는 이른바 '후유증'으로 같은 카테고리 안에 묶일 수 있을 것이다.
두 영화 모두 극장가에서 돌풍에 가깝게 선전하고 있다. '아저씨'는 개봉 6일만에 100만(영화진흥위원회) 관객을 돌파했으며, '인셉션'은 개봉 20일만에 400만 관객 돌파를 이뤘다.

'아저씨'는 개봉 첫날부터 막강한 흥행세를 보이며 박스오피스를 강타하고 있고, '인셉션'은 개봉 4주차에 들어서도 평일 1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인셉션'은 올해 개봉한 외화 중 최고 스코어를 지닌 '아이언맨2'(445만여명)의 기록도 이번 주 내에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아저씨'와 '인셉션' 두 영화에 대한 포털사이트나 블로그의 반응들에서는 유난히 재관람 욕구를 보이는 관객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 
 
'아저씨'의 재관람 욕구 동인은 '원빈앓이'다. 원빈이 액션드라마에 처음으로 도전한 이 작품은 범죄 조직에 납치 당한 옆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비밀을 감춘 아저씨가 고군분투하며 악당을 하나씩 해치우는 내용을 그렸다.
특히 여성관객들에게 보기 불편할 정도의 잔인함이 곳곳에 산재돼 있지만, 여심을 자극하는 판타지가 다분해 절충 작용을 한다. 그렁그렁한 눈망울에서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원빈은 힘없는 소녀를 구하는 아저씨로 변화했지만, 여전히 지켜주고 싶은 남자의 이미지로 여심을 자극한다는 것은 다소 아이러닉하다.
'화보가 펼쳐지는 느낌', '어색한 대사' 등의 지적도 있지만, 관객이 주인공을 사랑해야만 영화가 잘 된다는 말이 그대로 입증되는 영화다. 상반기 55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 개봉 영화 중 최고스코어를 지니고 있는 '의형제'의 강동원 보다도 강력해 보인다. 원빈이란 배우가 절대적으로 각인된 작품이기도 하다. 
올해 가장 논의될 만한 영화로 손꼽히는 '인셉션'은 대중적 코드와 맞는 블록버스터가 아님에도 불구, 미국과 한국에서 놀란 감독의 위력을 실감시키고 있다.
 
영화의 감흥을 다시한 번 느끼기 위해서나, 영화에 대한 해석과 논의되고 있는 장면들을 확인하기 위해 재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이 흥행의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셉션'을 보고 온 사람들은 문득 문득 상념에 잠긴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화 OST에 담긴 비밀 등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영화의 이해를 돕는 코믹북이 등장하는 것도 영화의 후유증-관객의 도전욕에 대한 반증이다. 복잡한 퍼즐까지는 아니어도 모호한 미로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인셉션'의 드림머신은 주인공들 만큼 매력적이다. 감히 말하자면, 2~3번 반복 감상이 아깝지 않은 영화들이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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