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원조 요정들, '지금 뭐하세요?'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8.10 10: 15

걸그룹 홍수의 시대다. 수많은 그룹 가운데 상당수는 빠르고 강렬한 비트의 인스턴트 후크송을 내놓고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치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이런  하루살이 걸그룹들은 콘셉트도 똑같고, 노래도 똑같고, 심지어 얼굴까지 똑같다는 비판에 시달린다. 그러다 보니 몇몇 멤버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상황을 타개해보려 하지만 이러한 시도도 만만치 않다. 생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까닭이다.
1990년대만 해도 가요계 걸 그룹은 SES-핑클이라는 두 양대 산맥을 중심으로 콘셉트가 다른 몇몇 그룹들이 활동하는 정도였다. 1997년 걸 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데뷔한 SES는 ‘여신’ 콘셉트로 남성 팬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고, 이듬해 등장한 핑클은 ‘요정’ 콘셉트와 옆집 언니 같은 이미지로 소년, 소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베이비 복스의 경우, 데뷔는 빨랐지만 늦게 뜬 케이스다. 청순함을 무기로 활동하던 걸 그룹들 사이에서 섹시 콘셉트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특히 이들 걸 그룹 출신 일부 멤버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예가에 머무르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활동 영역 또한 넓어져 가수, 드라마 및 영화 연기자, 뮤지컬 배우, MC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SES 멤버들 중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이는 단연 유진이다. 그룹 탈퇴 후 연기자로 변신했던 유진은 꿈의 시청률 40%를 달성한 KBS 2TV 수목극 ‘제빵왕 김탁구’에 주연으로 캐스팅 돼 열연 중이다.
이와 함께 그녀는 케이블 채널 올’리브의 ‘겟잇 뷰티(Get it Beauty)’ MC를 맡아 드라마와 오락을 병행하고 있다. ‘겟잇 뷰티’는 이삼십대 여성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보를 제공하는 리얼 뷰티쇼다. 시청자 개개인의 피부 타입, 선호하는 스타일에 최적화된 실용 노하우 등을 소개한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유진은 “잠도 못 자고 촬영하고 있지만 시청률이 잘 나와 힘든 것도 모르겠다”는 기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바다 역시 가수와 뮤지컬 배우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2TV ‘제빵왕 김탁구’의 OST에 참여해 유진과의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올해 초 단독 콘서트 ‘바라콘 콘서트’를 열어 성황리에 마무리하기도 했다. 
핑클 출신 멤버들은 4명 모두가 연예계에서 활동 중이다. 리더 이효리는 한 때 ‘이효리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을 정도로 솔로 활동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 케이스이고, 성유리와 이진은 연기자로 변신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옥주현은 가수 활동과 함께 요가 사업가로서 요가 열풍을 이끌었다. 뮤지컬 배우로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 성유리는 독립영화 ‘누나’에서 식당종업원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천년지애’, ‘황태자의 첫사랑’, ‘쾌도 홍길동’, ‘태양을 삼켜라’ 등을 통해 밝은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던 그녀는 이번 영화로 연기력을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이진은 SBS ‘일요일이 좋다-영웅호걸’에 고정 출연 게스트로 낙점돼 최근 예능 프로그램 신고식을 마쳤다. 의외의 엉뚱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베이비복스는 윤은혜와 간미연 만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윤은혜는 연기자로 변신한 이후의 활약이 그룹 활동 때보다 더 좋은 경우다. 배우 주지훈과 함께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궁’으로 대박을 치더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영화 ‘첨밀밀’을 리메이크한 ‘러브송’에 주연으로 캐스팅 돼 촬영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간미연은 지난달 디지털 싱글 ‘미쳐가’로 3년 만에 가요계로 컴백했다. 그 동안의 청순하고 가녀린 이미지를 버리고 숏커트에 섹시한 점프 수트 의상을 선보이며 파격적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먼저 SES 슈는 지난 4월 11일 농구선수 임효성 씨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상태다. 베이비 복스 리더였던 김이지도 같은 달 17일 증권맨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희진은 연극 ‘애자’에 중간 투입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심은진은 지난 6월 신곡 ‘천년을 살아도’로 5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 현재는 차기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년 요정들’이 오랜 시간동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과 변신 덕분이다. 요즘의 걸 그룹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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