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이형종 임의탈퇴, 본보기 차원 아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10 19: 07

"이형종의 임의탈퇴는 그냥 과정일 뿐이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LG 박종훈(51) 감독이 투수 이형종(21)의 임의탈퇴 선수 공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선수단 장악을 위한 일종의 본보기 차원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한 답변이었다.
박 감독은 10일 문학 SK전이 비로 취소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형종에 대해 "구단과 합의해서 결정한 사항"이라면서 "선수가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과 구단이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합의를 했다. 선수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특히 이형종 사태가 불거지자 "멘탈의 문제"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던 박 감독은 "이번 조치는 구단이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선수가 번복하지 않은 채 스스로 결정을 한 것이다. 결국 본인의 의지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신임 감독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선수단 장악을 위해 강력한 메시지 전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일 수 있다는 일부 시선에 대한 박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우리 팀이 그렇게 많은 문제를 지닌 팀은 아니다"면서 "준비가 소홀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다른 팀에도 1~2명 정도는 문제를 가진 선수가 다 있지 않나. 이번 일이 우리 팀이 정신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LG는 이날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형종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LG에 따르면 이형종은 이날 구단 사무실에서 나도현 운영팀장과 진로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타협점을 찾을 수 없어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된 이형종은 앞으로 1년 동안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 또 소속 구단인 LG의 동의 없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도 없다.
LG는 이형종에게 다른 선수들과 함께 구단의 프로그램에 맞춰 재활 훈련을 소화하거나 향후 병역문제를 해결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형종이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면서 부상 치료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이형종과 면담을 하지는 않았다. 수석코치, 투수코치와 이야기 한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박 감독은 "아직 어린 애다. 최대한 구단이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 이형종을 스카우트한 책임도 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형종은 서울고 재학시절이던 2007년 대통령배 광주일고와의 결승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눈물을 흘려 '눈물의 왕자'로 유명했다. 다음해인 2008년에는 LG에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 계약금 4억3000만원을 받아 화제가 됐다.
그러나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2년 동안 재활에만 전념했던 이형종은 올 시즌 프로 첫 승을 거두며 부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통증이 재발하면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이형종의 복귀와 관련해 "지금 당장 안고 가겠다든가 버리겠다든가 섣부른 결정을 할 수 없다"면서 "내년이든 언제든 돌아오겠다고 하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이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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