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공포 '폐가', 어디까지 리얼할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8.10 18: 59

'리얼 공포'를 표방한 공포영화 '폐가'가 허구와 실제 사이에서 한국영화로서는 새로운 감각의 공포감을 자아낸다.
'폐가'는 10일 서울 오후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폐가'는 여타 한국에서 제작된 많은 공포영화와는 다르게 외화 '블레어 윗치', '클로버 필드', '파라노말 액티비티'류의 모큐멘터리(Mockumentary:다큐멘터리 형식을 띈 드라마) 공포물이다. 다채로운 공포영화가 부족한 한국 공포 장르물로서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귀신들린 집으로 알려진 폐가를 찾은 폐가 동호회 회원 3명과 방송팀 3명의 여정을 담았다. 귀신이 목격됐다는 소문이 무성한 경기도의 실제 폐가에서 촬영해 실제감을 더했다.
제작진이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을 뒤진 끝에 찾아낸 폐가는 촬영 초반부터 이상한 형체가 목격됐거나 이유 없이 다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감옥을 연상케 하는 'ㅁ'자 구조의 공간은 답답함과 오싹함을 자아낸다. 영화는 일부러 꾸미지 않은 듯 흉칙한 몰골의 공간이 공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기 흉하게 어그러진 문과 창, 소름 끼치는 아이들 옷가지들, 지저분하게 널린 일상 소품 등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집'이란 공간을 낯설게 만들어 놓는다.
리얼 공포를 표방하는 영화답게, 얼마나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연예인같지 않은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쉴새없이 흔들리고 초점이 빗나가는 카메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지는 화면들, 실제 주민들로 보이는 연기자들의 인터뷰가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보이지 않는 존재로 인해 이성을 잃고 두려움에 떠는 주인공들에 관객들이 이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그래도 후반부에 들어서 강렬하게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존재의 공포감은 보는 이를 을씨년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과도하게 등장하는 난무하는 피, 한에 사로잡힌 원혼 등이 등장하지 않는 한국 공포물이란 점이 신선하다. 하지만 '블레어 윗치', '클로버 필드', '파라노멀 액티비티'를 즐겨 본 영화팬들에게는 자꾸 비교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른다.
'폐가'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제작보고회 대신 위령제를 개최,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상사를 걱정해 위령제를 진행한 것.
이날 '폐가' 측은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무대인사만을 진행했을 뿐 기자간담회를 갖지 않았다. 이 역시 '실제 공포', 리얼 호러극을 표방하고 있는 영화가 실제감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 방지한 것이다. 실재감을 향한 제작진의 각고의 노력이다.
공포영화는 오락영화로, 관객들에게 공포라는 재미를 제대로 선사해야 한다. '실재감'을 그 방법으로 삼은 '폐가'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9일 개봉.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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