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윤, 주원 보자!" 청주는 '탁구' 앓이中['김탁구' 현장스케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8.11 08: 05

지난 10일 오후, 충청북도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 세트장. 극중 '팔봉제빵점'이 있는 언덕 위 동네다. 태풍 뎬무의 영향으로 부슬비가 이어졌고 '팔봉제빵점' 세트 안에서는 촬영 준비에 한창인 스태프가 바글거렸다.
그러나 세트장을 중심으로 사방에는 일찍부터 몰려든 청주시민들이 하염없이 '팔봉제빵점'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예정돼있던 촬영이 지연되고 아직 윤시윤 주원 등 배우들이 세트장에 도착도 못한 상황. 이날따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촬영장 공개 행사까지 겹치면서 세트장 주위는 인산인해다. 취재진은 세트장 가까이 접근이라도 허용됐지만 일반 시민들은 수십 미터는 떨어진 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탁구'가 뜨긴 참 많이 떴구나..!" 시청률 40%와는 별개로 현장에서 새삼 그 인기를 실감한 기자들의 대화가 오갔다.

드디어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야 '김탁구' 속 상반된 매력이 두 남자 주인공 탁구(윤시윤 분)와 마준(주원 분)이 팔봉제빵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는 현장 분위기다. 빗속에 늦어지는 일정과 촬영장 출입을 제한하는 스태프를 향해 야속함을 토로하던 시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표정으로 배우들을 맞았다.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소리가 수암골 일대를 뒤덮는다. 이날은 미순(이영아 분)과 유경(유진 분)의 촬영분이 없던 상황, 탁구와 마준이 번갈아 포토타임을 갖고 빗속에 자신들을 기다려준 청주 시민들을 향한 약간의 팬서비스를 한 뒤에야 촬영을 위한 리허설이 시작됐다.
"뭐, 매일같이 많은 시민들이 촬영장을 찾아오시죠. 우리 드라마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이제 수암골 일대가 마치 관광명소가 된 느낌입니다. 특히 방학이 되면서 서울이나 지방에서도 학생들이나 가족 단위 시청자들이 많이 오세요. 고맙기도 죄송하기도 하지만, 드라마가 거의 생방 수준이라 촬영이 우선이 될 수밖에 없네요." 제작사 관계자의 말이다.
'김탁구'가 떴다. '윤시윤 보자, 주원이다!'하며 촬영장 주변과 청주 시내로 몰려드는 드라마 팬들의 움직임도 더 크고 거세졌다. '김탁구' 주요 촬영지가 된 청주 수암골은 몇 년 전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촬영하기도 했던 곳이다. 깎아지른 듯한 산을 올라가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마을 수암골은 여기저기 구경꾼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최근엔 '김탁구'가 '국민 드라마'로 부상하면서 청주시나 시민들 입장에서도 은근한 프라이드가 됐다. "청주의 자랑이죠. 이렇게 자꾸 알려지고 유명해지니 타지에서 찾아오는 분들도 많고, 장사하기도 더 편해졌어요." 세트장 주변에 위치한 한 구멍가게 주인이 귀띔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고 있는 이정섭 PD 역시 이날 촬영장 공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첫 촬영 일주일 전까지 '팔봉제빵점' 세트를 어디로 해야 할지 결정이 안 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이곳을 발견했다. 처음에 왔을 때는 그저 평범한 건물이었는데, 스태프가 투입되고 일주일 만에 이렇게 예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제는 '팔봉제빵점'을 보기 위해 몰려들고 사진을 찍는 팬들 때문에 관광명소가 됐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히기도.
작은 도시, 고즈넉했던 시골 마을 하나가 드라마 '김탁구' 인기와 함께 들썩대고 있다. 비가 오나 폭염이 기승을 부리나 오늘도 팔봉제빵점 앞은 문전성시다.
한편 '김탁구'는 지난 5일 방송된 18회에서 시청률 40%선을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별도 연장 없이 당초 예정대로 오는 9월 23일 30회로 종영한다.
issue@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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