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두산, '수비 강화책' 꺼낼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11 08: 27

"후반기에는 수비력이 더없이 중요하다. 그 때는 임재철과 같은 베테랑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다".
 
2010시즌 반환점을 돌던 순간.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은 후반기에 팀 전략이 바뀔 수 있음을 암시했다. 당시 김 감독은 거포 유망주 이성열에게 주전 우익수로 출장기회를 부여하던 동시에 지난해 주전 우익수 임재철을 대수비-대주자 요원으로 투입했다.

 
"감독 입장에서 모든 선수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경기, 1경기가 팀 순위 당락을 결정하는 후반기에는 수비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후반기에는 수비 강화에도 집중할 것이다".
 
지난 8일 군산 KIA전. 최근 빈타에 허덕이던 두산은 기존 주전 2루수 고영민을 2번 타자 2루수로, 임재철을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넣는 동시에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포수 최승환을 8번 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올 시즌에는 각각의 포지션에 오재원과 이성열, 양의지가 주로 출장한 위치다.
 
결과는 좋았다. 7일 경기서 2개의 실책과 하나의 야수선택으로 2-6 역전패를 당했던 두산은 실책 없이 6-5 연장 11회 승리를 거머쥐었다. 고영민은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고 임재철도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최승환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선발 레스 왈론드의 올 시즌 최고 투구(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1실점)를 이끌었다.
 
이 경기가 의미하는 바는 컸다. 주포 김동주가 오른쪽 종아리에 세균성 감염 증세로 전열 이탈한 상황에서 타선 본연의 파괴력 100%를 보여줄 수 없었음에도 올 시즌 주전 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선수들의 활약이 팀 승리에 공헌한 경기였기 때문.
 
선발 포수로 11회까지 마스크를 쓴 동시에 타점을 신고하며 이튿날(9일) 아들 성현군의 돌잔치 선물까시 선사한 최승환은 도루 저지 능력에서 양의지에 비해 우위를 갖춘 동시에 제구 투수들의 구미에 맞는 리드를 보여준다. 임재철은 두산 외야진에서 가장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며 정확하고 빠른 송구능력을 장착한 베테랑. 고영민은 주루 센스와 수비에 있어서 두말 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이들이 나란히 활약하며 가장 최근 팀 승리에 공헌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남은 시즌 김 감독의 야수진 운용 전략에 다양화를 가져다 줄 전망. 다가올 단기전까지 감안했을 때 더욱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수비력 강화 전략'이기 때문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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