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주포' 이두환, "1군, 아직도 얼떨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11 10: 01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임태훈-이용찬(이상 두산 베어스), 그리고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들은 4년 전이던 2006년 쿠바 세계 청소년 선수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주역들로 지금은 팀의 주축투수이자 훗날 한국야구의 기둥들이다. 그리고 4년 전 우승에 일조한 또 한 명의 영웅이 싹을 틔우고 있다.
 
이두환(22). 장충고 3학년 시절이던 2006년 그는 청소년대표팀의 중심타자로 결정적인 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우승을 이끄는 동시에 대회 베스트 9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뒤 2차 2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 3년 간 무릎 부상 여파로 2군에서 활약하는 데 그치며 1군 1경기 1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던 이두환은 지난 5일 오른쪽 종아리 세균성 감염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김동주를 대신해 1군에 올랐다.

 
등록 당일 잠실 롯데전에 대타로 나서 잠수함 배장호의 공을 커트해내며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볼넷 출루, 김경문 감독의 의미있는 박수를 받은 이두환은 지난 7일 군산 KIA전서 유격수 김선빈의 뜬공 타구 백업이 없던 덕택에 행운의 1타점 중전 안타로 데뷔 첫 타점과 안타를 신고했다. 8일 경기서는 3회 상대 선발 양현종의 3구 째 직구를 받아쳐 '진짜' 안타를 때려냈다.
 
올 시즌 이두환의 성적은 3경기 4타수 2안타(5할, 10일 현재) 1타점. 2군 북부리그에서 3할6푼3리 21홈런 64타점 맹타를 휘두르던 이두환은 1군에서 유연하고도 과감한 컨택 능력을 과시하며 조금씩 1군 무대를 경험하고 있다. 하루 뛰고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갔던 2007년 데뷔 시즌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1군이요? 흐흐.(웃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얼떨떨할 뿐입니다".
 
그와 함께 이두환은 4년 전 한솥밥을 먹었던 양현종의 구위가 정말 대단했다며 친구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당시 우승 멤버들은 소속팀이 제각기 달라졌음에도 매년 시즌이 끝난 후 모임을 갖는 등 돈독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 (양)현종이는 직구-슬라이더-커브로 패턴이 약간 단순하기는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수싸움 능력을 더욱 키운데다가 직구 구위도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역시 양현종이구나 싶더라구요".
 
사실 이두환은 지난 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할 예정이었으나 그해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2군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테스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쓸쓸히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위축된 자신감을 찾는 데 주력했던 이두환이지만 현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과도 같다. 올 시즌 후 반드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중심타자 최준석.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포스트 최준석'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이두환이기 때문.
 
지난 7월 17일 퓨처스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쥔 이두환은 우승 인터뷰 당시 "이대호(롯데) 선배를 닮고 싶어요. 나중에 1군에서 대호 선배를 뵙게 되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단계적 성장세를 밟으며 진짜 1군 선수로 성장 중인 이두환임을 감안하면 이대호에게 '타격 요령'을 질문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 싶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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