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 연속극 ‘황금물고기’가 잇따라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11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된 ‘황금물고기’는 전국 평균 시청률 17.7%를 기록했다. 이로써 9일 방송분이 기록했던 자체최고시청률 16.2%를 또 한 번 뛰어넘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1TV 일일극 ‘바람 불어 좋은날’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지만 ‘황금물고기’의 경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 지민(조윤희)의 본격적인 복수극이 시작되고, 정호(박상원)와의 결혼도 급물살을 타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상황이다.

딸보다 어린, 그것도 사위와 남매처럼 자란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남성과 자신의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 옛 애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뻘 되는 이와 결혼을 감행하는 여성, 친엄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알고 사랑하는 여인의 집안을 몰락시키는 동시에 자신을 키워준 양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가두는 남자 등 ‘황금물고기’에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설정이 많이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막장 드라마’란 오명을 쓰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막장 드라마’로 치부하기에는 다양한 면에서 꽤 탄탄한 흐름을 보인다는 게 방송가 관계자들의 말이다. 의외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강한 설정을 상쇄하는 여러 요소들 때문이란 평가다.
무엇보다 중견 연기자들의 관록 있는 연기력이 돋보인다. 지민과 사랑에 빠지는 정호 역할을 맡은 배우 박상원은 중년의 나이에도 가슴 뛰는 풋풋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고, 전 부인 세린 역의 김보연은 시어머니의 농간으로 아들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모정을 잘 표현해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시어머니 강여사로 분한 정혜선의 카리스마는 섬뜩할 정도다. 늘 자신을 가리켜 ‘뒷방 늙은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녀는 엄연히 정인재단의 실세다. 이런 이유로 태영(이태곤)이 그녀에게 잘 보이려 무지 애를 쓰기도 했다.
지난 10일 방송분은 그녀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 장면이 곳곳에 등장했다. 시상식을 방해한 이가 태영임을 알고 “어떻게 네가 그럴 수 있냐”며 고함치는 장면에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이어 태영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묻자 강여사는 “지민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 뿐 아니라 결혼식이 무사히 끝나도록 하라”고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한 마디 말로 태영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제압한 셈이다.
이와 함께 젊은 배우들도 선전하고 있다. 이태곤은 악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고, 조윤희도 청순함과 표독함을 넘나들며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소유진 또한 남편을 의심하는 현진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등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사건과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극본의 힘 역시 ‘황금물고기’를 쾌속 질주케 하는 요소다.
복잡한 상황의 연속과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딛고 ‘황금물고기’가 웰 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osecut@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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