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둘이 2안타 정도 치면 팀이 이기더라".(웃음)
'순간'에 대한 싸움을 위해 예전보다 일찍 집중력을 높인 셈이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좌완 이현승(27)과 임재철(34), 최승환(32) 등 좌완 계투-수비력 좋은 베테랑을 적재적소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11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왼손 계투 노릇을 하며 팀에 윤곽을 잡아준 이현승은 파괴력 좋은 왼손 타자들이 배치된 대 SK, 삼성전 상대 계투로 활약을 해줄 것이다"라며 활용의 뜻을 비췄다.
지난해 12월 30일 히어로즈에서 현금 10억원+금민철과 맞바뀌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현승은 어깨 부상과 선발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 아래 계투로 강등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13승을 거뒀을 뿐 이현승에게 프로 데뷔 후 그동안 익숙했던 자리는 왼손 릴리프 보직.
이전에도 "이현승이 왼손 계투 역할을 하면서 팀 구도가 잡혔다"라며 시즌 전 기대치가 아닌 현 상황에서의 최대 활용도에 중점을 두었던 김 감독. 지난해 승리 계투로 뛰던 지승민의 페이스가 1년 전 같지 않고 허리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진야곱이 아직 재활군에 있는 만큼 이현승이 그 두 투수의 몫을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원포인트 만이 아닌 승리 계투 롱릴리프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현승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
더불어 김 감독은 임재철과 최승환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출장 기회를 더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때마침 덕아웃 앞을 지나쳐 배팅케이지로 향하던 임재철, 최승환에게 김 감독은 "너희 둘이 경기 당 2안타씩 치면 팀이 이기더라"라며 선발 라인업에서 분발해주길 바랐다.
지난해 주전 우익수로 활약한 임재철은 두산 외야수들 중 이종욱과 함께 가장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는 동시에 가장 정확하고 빠른 송구를 보여주는 베테랑. LG 시절 조인성에 가려져 빛을 못 보다 두산 이적 후 비로소 1군에서의 기회를 잡고 있는 최승환은 무릎 수술 여파로 인해 이전만큼 몸놀림이 빠르지는 못하지만 제구력을 갖춘 투수들을 제대로 리드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타격 가능성은 30%만 넘어도 '성공'이라는 평을 받는 반면 투수는 70%, 수비는 95%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하지 못한다면 '낙제점'을 얻는다. 후반기는 물론 앞으로 다가올 단기전을 감안했을 때 좌투 부문, 수비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김 감독의 이야기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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