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이라고 수비적이라는 편견은 버려라'.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새로운 한국 축구를 선보였다.
조광래호는 11일 저녁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월드컵대표팀 16강 진출 기념 경기'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49일 만에 열린 이번 경기에서 눈에 띈 것은 새롭게 선보인 3-4-3 시스템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3-4-3을 선보인 뒤 4-4-2 혹은 4-3-3 시스템을 애용했던 한국 축구의 최근 흐름에 거스르는 형태였지만 내용만큼은 반대였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3-4-3'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층 발전된 형태를 보인 것.
조광래 감독이 '경남 FC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설명했던 3-4-3은 강점은 역시 안정된 수비 밸런스. 수비의 비중을 높이면서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까지 더한 새로운 시스템은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철저하게 막아냈다. 전반 28분 오뎀윙디에에게 허용한 헤딩골 외에는 특별한 위기가 없을 정도였다.
공격에서도 3-4-3 시스템의 한계는 없었다. 좌우 측면으로 공격을 벌리기보다는 중앙 지향적으로 조정된 이번 시스템은 단순한 공격 루트보다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지향하는 형태였다. 전반 17분 윤빛가람의 선제골을 이끌어낸 최효진의 스로인 패스와 전반 45분 최효진의 결승골을 도운 박지성의 전진 패스는 조광래호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를 주면서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조광래 감독이 스리백과 포백의 장점만을 살리겠다는 의도로 거론했던 점인 공격 때 중앙 수비수의 전진 배치는 도드라지지 못했다. 경험이 풍부한 이정수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겼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만 받았다.
이에 대해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고도 이렇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는 사실만으로 조광래 감독의 능력을 알 수 있다. 스리백을 구성한 선수들이 모두 중앙 수비수 출신이라 측면 돌파에 다소 허점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높았다. 중앙 수비수의 전진 배치는 새로운 전술이므로 시간이 지난다면 달라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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