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할6푼6리(382타수 140안타) 35홈런 103타점 80득점. '거인 군단의 자존심' 이대호(28, 롯데)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4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한다. "던질 곳이 없다"는 상대 투수들의 푸념처럼 이대호는 약점을 찾기 힘들다.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연성과 하체 활용 능력이 탁월해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로 연결시킨다. 타고난 힘 또한 뛰어나 그의 방망이에 걸리면 모두 담장을 넘어간다.
▲투수 전향 성공? 아무도 모른다
이대호는 이승엽(요미우리),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더불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대표적인 사례. 경남고 출신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어깨 통증 속에 방망이를 잡게 됐다.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터트리며 성공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대호가 타자가 아닌 투수로 뛰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투수로서 성공 가능성에 대해 "그건 아무도 모른다. (투수 전향 성공 여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투수로 뛰었던 경험이 어느 만큼 도움이 될까. 이대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솔직히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투수했던 경험이 타격하는게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릴적에 야구 센스가 뛰어난 선수들은 투수를 맡게 된다. 에이스가 4번 타자까지 맡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홍성흔, 경쟁 상대 아닌 동반자
이대호는 홍성흔과 중심 타선을 이루며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쟁보다 상생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듯. 이대호는 "성흔이형과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 둘 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그러다 보니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누가 이기거나 지는 것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못박았다.
홍성흔의 선전 속에 이대호는 집중 견제 부담을 덜었다. 그만큼 이대호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홍성흔이 적시타를 터트려 이대호의 타점 찬스가 줄어 들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대호는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 드는 것보다 성흔이형이 출루를 많이 하니까 서로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도하 AG 설욕보다 금메달 획득 목표
이대호는 2006년 데뷔 첫 홈런왕(26개)에 등극했지만 '30개 미만 홈런왕'이라는 폄하도 적지 않았다. 이대호는 올 시즌 40홈런 달성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시즌이 끝나보면 결과가 나오겠지만 몇 개 치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잠실 또는 사직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30홈런, 100타점 이상 기록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현재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이대호와 홍성흔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은 유력하다. 이대호는 "성흔이형과 함께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좋은 일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의 아쉬움을 설욕하겠다는 것보다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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