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TV-스크린, '복수'로 물들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8.12 08: 51

2010년 여름,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흥행 코드는 '복수'다. 계절의 특성 탓일까, 인기 있는 드라마와 흥행하는 영화는 모두 '복수'라는 코드를 내재했다. 스크린에 비하면 브라운관의 복수는 얌전하고(?) 스케일도 작지만 증오의 대상에 대해 반격을 가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스크린의 그것과 본질은 닮았다.
최근 '복수' 코드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는 원빈의 '아저씨'. 그리고 TV에서는 KBS 2TV 납량특집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과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 등이 흥미진진 복수 스토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아저씨' 속 복수는 잔인하고도 처절하다. 유일한 친구이자 연민의 대상이었던 이웃집 소녀 소미(김새론 분)를 구하기 위해 악당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아저씨, 원빈이다. 과거 눈앞에서 임신했던 와이프가 죽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던 아저씨는 그 후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았다. 전직 특수요원인 이 아저씨는 유일한 소통의 대상, 소미가 납치된 후,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세상에 나섰다가 온갖 부조리와 밑바닥을 알게 되면서 단순히 아이를 구하는 일을 넘어 악당들을 상대로 한 복수극을 계획한다.

물론 이 복수는 무력에 의존했다. 원빈의 현란한 액션이 악당들을 소탕하면서 작품에 몰입해 함께 분노한 관객들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이렇게 통쾌한 시나리오와 원빈의 감성 액션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개봉 9일 만에 전국관객 150만을 돌파를 앞뒀다.
그런가하면 브라운관에서는 한 맺힌 구미호의 복수가 한창이다. 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에서는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의 딸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한에 사로잡힌 구미호(한은정 분)의 처절한 복수극이 극에 달했다. 이제 후반부 전개를 펼치고 있는 이 작품은 서스펜스가 가미된 복수 스토리를 펼치며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비록 MBC '동이'와 SBS '자이언트'라는 대작 틈바구니에서 최하위에 머물고는 있지만 초반,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10%대 중반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에 '황금물고기' 속 지민(조윤희 분)의 복수극도 흥미진진하다. 사랑에 배신당하고 집안의 몰락을 겪은 지민은 이 모든 일이 태영(이태곤 분)의 계략임을 안 후, 복수의 화신으로 변모했다. 지고지순한 아가씨였던 지민은 태영의 장인 정호(박상원 분)와 결혼을 감행하며 태영을 몰락시키기 위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막장 성향이 다분하지만 흥미진진해져가는 복수 스토리 덕에 시청률도 껑충껑충 뛰고 있다.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동시간대 1위 KBS '바람불어 좋은 날'을 바짝 추격하기에 이르렀다.
이 밖에 시청률 40%를 돌파한 국민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현재.,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된 안젤리나 졸리 주연 영화 '솔트'도 복수 코드를 근간으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는 예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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