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승락, "감독님과의 비교, 감사할 따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8.12 10: 28

"우리나라 최초의 100승 투수셨잖아요. 대투수였던 감독님과 비교된다는 자체가 영광입니다".
 
대구 출신에 목소리 억양도 비슷한 데다 외모도 묘하게 닮았다. 설령 지더라도 프로페셔널의 자존심만은 잃지 않으려는 기운까지도. 초보 마무리임에도 내실있는 활약을 펼치며 현장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손승락(28. 넥센 히어로즈)과의 대화는 그래서 더욱 뜻깊었다.

 
지난 2005년 대구고-영남대를 졸업하고 넥센 선수단의 전신 격인 현대에 입단한 손승락. 2005년 꾸준한 출장 기회 속에 5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비췄던 손승락은 이듬해 초 연승행진에 0점 대 평균 자책점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맛보았다. 2006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 등판 이후 그는 재활에 이어 경찰청에 입대해 오랫동안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수술, 재활 시기까지 합치면 3시즌 동안 1군에 오르지 못한 셈.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당초 선발진 합류가 예상되었으나 마땅한 뒷문지기가 없어 마무리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승락은 올 시즌 41경기 2승 1패 17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2.40(11일 현재)을 기록 중. 얼마 전에는 상대 타자들로부터 '가장 위압감있는 마무리 투수'로 꼽히며 최하위 넥센의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서 손승락은 2-2로 맞선 1사 3루 위기에 등판해 ⅓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시즌 전체적으로 손승락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손승락은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확실히 비추는 동시에 팀 플레이어의 면모까지 보여주었다. 손승락의 이야기에서 주축 선수들의 잇단 이적과 부상에도 꿋꿋이 팀을 꾸려나가려는 김시진 감독의 모습까지 함께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손승락과의 일문일답.
 
- 2006시즌 초반 활약이 뛰어났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 이탈한 뒤 2010시즌 개막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는데.
 
▲ 그 당시에는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장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웃음) 그래서 열심히 던졌는데 부상이 오더라. 뭐, 지금은 군대도 다녀왔으니 부담은 없다.(웃음)
 
- 경찰청 시절 활약이 돋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홈 구장인 벽제 구장이 타자 지향적이라 투수들의 무덤과도 같았는데 지난해 3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던 데 놀랐다.
 
▲ 어떤 주무기를 적극적으로 구사하기보다 내가 가진 여러가지 구종을 폭넓게 사용하고 실험하는 데 집중했다. 경찰청에서의 2년은 스스로 발전하는 시기였다고 자부한다.
 
- 투수 생명이 달린 팔꿈치 수술에 재활까지, 1군에 오르는 데 3년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그만큼 지금 등판 기회를 얻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기쁠 것 같다.
 
▲ 3년 간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서 몸을 만들고 완벽하게 복귀하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공을 던지겠다'라는 마인드 컨트롤과 함께 그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 이미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마무리로는 첫 풀타임 시즌이다. 연투가 잦은 보직인 만큼 한여름 체력관리에도 대단한 집중력이 필요할 텐데.
 
▲ 되도록이면 많이 먹고 시간이 날 때 최대한 많이 쉬려고 노력한다. 원정 생활이 잦은 데다 경기 시간이 제한되지 않은 만큼 규칙적 생활이 힘들기는 하지만 최대한 피로감을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 주변에서 김 감독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건네지 않는가. 질문하는 입장에서도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 그런가. 내게는 영광 그 자체다.(웃음) 감독께서 국내 무대 최초의 100승 투수이시지 않은가. 대투수와 지금의 내 모습이 비슷하다는 평은 내게 커다란 영광임에 틀림없다. 더욱 잘 던져야겠다.
 
- 당초 선발로 예정되었으나 마무리 요원이 없어 낯선 보직을 소화 중이다. 고충도 없지 않을텐데.
 
▲ 프로 선수로서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앞으로 내게 어떤 주문이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기회를 주시는데 따라서 그에 걸맞는 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는가. 적재적소에 투입되어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우선이다.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에 더 큰 신뢰감을 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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