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 아들이 왜 SK 선수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13 09: 02

"처음에는 누군지 못알아 보겠더라".
SK 박윤(22)이 아버지 LG 박종훈(51) 감독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윤은 지난 1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LG의 경기에 앞서 박종훈 감독을 만났다. 가족이면서도 다른 구단 소속이라 볼 수 없었던 만큼 반가움이 컸다.

오랜만의 부자상봉이었다. 박윤이 인천에서 떨어져 살고 있는데다 2군에 머물고 있어 아버지와의 만남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훈련 스케줄이 다르고 상대팀 감독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행동거지도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LG는 한창 4강 싸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였다.
박윤은 "처음에는 누군지 바로 못알아봤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했는데 그 새 많이 수척해지셨더라"면서 "항상 크게 느껴졌던 분이셨는데 많이 힘드신 거 같다. 도움이 못돼 안타깝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박 감독은 최근 힘겨운 4강 진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12일 현재 4위 롯데와 5.5경기차로 벌어져 있는데다 2.5경기로 벌어져 있는 5위 KIA까지 제쳐야 할 입장이다. 게다가 이형종, 서승화 등 일련의 구단 내부 문제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감독 데뷔 첫 해 너무도 많은 것을 경험한 박 감독이었다.
그러면서도 박윤은 "지난 트레이드 때 주위에서 '왜 LG로 안가냐', '너는 미리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나도 깜짝 놀랐다. 정말 한마디도 안하시더라"면서 웃으며 애교있는 원망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07년 2차 5순위(전체 38번째)로 지명된 박윤은 작년말 군에서 제대했다. 2군에서 1루수로 뛰고 있는 박윤은 2홈런 20타점에 3할5푼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 5할5푼2리, 출루율 4할2푼1리로 중장거리형 타자로 "가진 파워가 뛰어나고 훈련하는 자세가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윤의 올 시즌 첫 번째 목표는 오는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오르는 것. 그렇지만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묵묵하게 자신의 기량을 닦아 놓으면 1군의 부름을 받을 것이라 믿고 있다. 박윤이 당당하게 1군에서 아버지를 만날 날은 언제일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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