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한 두 남자로 인해 극장가가 뜨겁다.
스릴러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의 정상 박빙대결이 시작되면서 극장가에 핏빛 자극이 상당하다.
원빈 주연 '아저씨'와 이병헌 최민식 주연 '악마를 보았다'는 둘 다 복수를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라는 점, 한국 대표 스타들이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했다는 점, 주인공이 잔인함의 수위가 높은 액션히어로의 면모를 보인다는 점 등이 공통된다. 공포 영화 라인업이 약한 올 여름 극장가에 색다른 공포를 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주인공으로 나선 원빈과 이병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닮은 듯 다른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원빈의 '아저씨'는 잔인하면서도 여심을 흔드는 판타지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다. 원빈이 분한 차태식은 힘없는 어린 여자 아이를 구원해 내며 자신도 함께 구원받는 아저씨다.
납치당한 옆집 소녀를 구해내기 위해 악당들을 제압하고 피를 흘리지만, 그 피는 곧 아저씨 자신을 치유하는 구원의 피가 된다. 아저씨의 복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반면에 '악마를 보았다'에서 이병헌이 연기하는 김수현의 복수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싸움이다. '아저씨'처럼 악당을 때려잡고 피를 흘리게 하지만, 주인공 자신도 함께 악의 구렁텅이, 심연의 늪으로 가라앉는다.
'아저씨'의 피가 신성하다면, '악마를 보았다'의 피는 정화해야 될 무엇이다. 이처럼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지닌 복수극이다.
원빈과 이병헌, 둘은 각각 전직 특수요원, 국정원 경호요원으로 분했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웬만한 적수가 없을 정도로 싸움을 잘 한다.
원빈의 액션이 테크니컬하고 잘 짜여졌다는 느낌을 준다면, 이병헌의 액션은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 '맨손'의 느낌이 강하다. 원빈이 마치 영화 '킬 빌'의 우마 서먼과 같은 대적 형식으로 싸움의 볼거리를 안겨준면, 이병헌의 싸움은 보다 원초적이라 고통스럽다. 원빈의 액션이 판타지라면, 이병헌의 그것은 현실이다.
두 배우 모두 영화 속에서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원빈은 너무 화보같은 느낌을 준다, 는 반응을 얻기도 하는데, 이는 원빈 본인의 외모적 매력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가 원빈의 매력이 집중하고 있는 것도 크다. 소녀를 구하는 거친 아저씨는 수트를 입고 머리를 다듬고 탄탄한 복근을 보여준다. 폭발하는 에너지도 파워풀하다.
그에 비해 '악마를 보았다'의 이병헌은 순간 순간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하는 슈퍼히어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오직 복수만을 다짐하며 겨울 추위에 맞서 꽁꽁 동여맨 점퍼 차림은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복수하는 그가 안쓰럽다. 원빈이 불 같은 할리우드식 히어로라면 이병헌은 얼음같은 싸움꾼이다.
ny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