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 맞대결, 김성근 '붙자'…한대화 '글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8.14 07: 10

"이번에 피하면 한대화 감독이 피하는 것이다".(김성근 SK 감독)
"지금은 대답하기 곤란하다. 컨디션을 체크해봐야 한다".(한대화 한화 감독)
선동렬-최동원 맞대결 이후 최고의 빅카드는 성사될 것인가. 한화 류현진(23)과 SK 김광현(22)의 괴물 에이스간 맞대결이 또 다시 급부상했다.

이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의 경기에 앞서 류현진의 등판 일정에 대해 듣던 김성근 SK 감독이 "류현진이 김광현과 붙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류현진의 원래 등판일은 13일부터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 중 하루였다. 그러나 지난 8일 롯데전에서 조성환의 타구에 왼쪽 발목 위 정강이를 맞아 통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 이에 한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일을 조절하기로 했다. 지금으로서는 오는 17일 잠실 LG전 등판이 유력한 상태다.
이에 김 감독은 "김광현은 예정대로 17일 문학 롯데전에 나서고 22일 대전 한화전에도 등판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비만 오지 않으면 되겠다. 이제 피하면 내가 아니라 한 감독이 피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사실상 '김광현을 22일에 낼테니 류현진과 맞대결을 할지 여부를 결정하라'는 뜻을 한 감독에게 전달한 것이다.
어쩐지 전세가 역전된 분위기다.
지난 5월 한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의 맞대결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자 "피할 이유가 없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실제로 우천 순연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3일 대전에서 성사일보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경기 시작 바로 1분전 쉬지 않고 내린 비 때문에 둘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그 때만 해도 한 감독은 "잃을 것이 없다"며 여유를 보인 반면 김 감독이 "붙여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감독이 오히려 난감한 표정이다. 한 감독은 OSEN과의 통화에서 "22일이면 아직 1주일도 넘게 남았다. 로테이션을 봐야 한다"면서 "붙이겠다 안붙이겠다를 떠나서 지금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류현진의 컨디션을 먼저 체크해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둘의 맞대결보다 류현진의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100% 몸이 아닌 상태의 에이스를 다른 팀 에이스와 붙이기에는 모험일 수 밖에 없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또 이미 한 감독은 "류현진이 20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자칫 김광현과의 맞대결 때문에 20승이 불발로 그칠 수 있다.
양팀 감독은 지난 5월 맞대결 여부로 관심을 불러 일으킬 때 이미 "굳이 둘을 붙일 필요가 있나"라고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한 감독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혹은 류현진이 자청, 한 감독을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 무조건 류현진과 김광현이 8월 17일 등판해야 한다. 만약 이날 비라도 내려 경기가 취소된다면 22일 맞대결은 사라지게 된다.
과연 8월 22일 다시 한 번 대전구장이 들썩거릴지 궁금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하늘이 이들의 대결을 허락할지도 기대를 모으게 만든다.
letmeout@osen.co.kr
<사진>2010년 올스타전에서 함께 한 한화 류현진(오른쪽)과 SK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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