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좌완 구대성(41)이 15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대전고와 한양대를 거쳐 1993년 빙그레에 입단한 구대성은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로 군림하며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한 구대성은 2001년 대한해협을 건너 4년간 오릭스 마운드를 지키며 24승 34패 10세이브(방어율 3.86)를 거뒀다.
그는 2005년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았다. 뉴욕 메츠에 입단해 33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패없이 방어율 3.91를 기록했다. '야생마' 이상훈(40, 전 LG 투수)과 더불어 한·미·일 3개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선수. 2006년 고향팀에 복귀한 구대성은 그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또한 구대성은 대표팀의 든든한 일본 저격수로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획득과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에 이바지했다. 아쉽게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대성불패', '일본 킬러'로 남아 있을 듯 하다.

'일본 킬러의 원조' 이선희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 코치와 제1회 WBC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배영수(29, 삼성 투수)는 "두둑한 배짱이 돋보이는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 코치는 극일 계보를 이은 후배이자 한화 코치 시절 애제자였던 구대성의 현역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코치는 "구대성은 허리를 뒤로 돌려 공을 숨겨 나오는 독특한 투구 자세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그리고 다른 투수들보다 배짱이 뛰어나고 수싸움에 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야구 뿐만 아니라 눈의 움직임이 빠르고 손재주가 뛰어나 잡기에 능했다고 귀뜸하기도.
장거리 달리기 1등은 항상 구대성의 몫이었다. 이 코치는 "장거리 달리기하는 모습을 보면 야생마처럼 아주 잘 뛰었다. 체력이 좋고 지구력도 뛰어났다"고 회상했다. 영원히 마운드를 지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은퇴를 선언한 것을 두고 "좀 더 선수로 뛰길 바랐는데 은퇴한다니 아쉽고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응원도 잊지 않았다.
이 코치는 "구대성을 비롯해 이상훈, 봉중근, 류현진 등 일본 킬러 계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면 나도 모르게 옛추억이 떠오르고 흐뭇하다. 일본 킬러 원조로서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배영수는 "국내 선수 가운데 구대성 선배님 만큼 배짱이 두둑한 선수는 보지 못했다. 역시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어릴 적부터 구대성의 활약을 지켜보며 성장했던 배영수는 "2006년 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두둑한 배짱을 앞세운 정면 승부는 최고"라며 "구대성 선배님이 은퇴하신다는 소식에 많이 아쉽다. 한 시대가 아닌 세기를 풍미한 최고의 좌완 투수였다"고 추켜 세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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