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연속 경기 홈런 세계 신기록을 세운 '거인 군단의 자존심' 이대호(28, 롯데). 그는 두 여인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서게 됐다. 이대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두 여인은 누구일까.
어린 시절 부모님과 헤어진 이대호는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손자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이승엽은 내게 영원한 4번 타자"라는 김제동의 표현처럼 이대호의 할머니 역시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손자의 성공을 지켜보지 못한채 세상을 떠났다.
이대호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영정 앞에 앉아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못다한 효도를 하기 위해 해마다 독거 노인을 위한 봉사 활동에 나선다. 단순히 성금이나 물품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연탄을 나눠주고 양로원을 방문해 치매 노인들을 대상으로 목욕 봉사에 나선다.


이대호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또다른 여인은 아내 신혜정 씨. 그는 2001년 임수혁 돕기 일일호프 행사에서 신 씨를 만나 첫 눈에 반했다.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움직이지도 못할때 온갖 정성을 다해 그의 곁에 있었다. 2004년 20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두각을 드러낸 이대호는 온갖 유혹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을 위해 헌신한 신 씨가 있기에.
그는 일찌감치 미래를 약속한 여자가 있다고 선언하며 세간의 유혹을 차단했다. 이대호는 말한다. "이런 여자와 어떻게 결혼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그의 야구용품에는 대호-혜정이라는 의미의 'DHJ'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신 씨를 향한 이대호의 변함없는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지난해 12월 26일 신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이대호는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그는 올 시즌 맹타 비결에 대해 "아내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다. 심리적인 안정 뿐만 아니라 체력 관리를 위해 다양한 보양 음식을 마련한다. '내조의 여왕'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이대호. 할머니와 신 씨의 헌신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대호의 마음 속에 할머니와 신 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두 여인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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