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골 결정력이 문제인 선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팀에 꼭 남았으면 하는 선수입니다”(윤성효 수원 감독).
‘총알’ 이현진(26, 수원 삼성)이 수원 삼성의 날개로 떠오르고 있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돌파로 수원의 승리를 이끄는 또 다른 파랑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대학 시절의 화려한 명성이 이제야 프로 무대에서도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현진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문전에서 보여주는 침착함에 있다. 빠른 스피드로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치고 득점을 노리는 패턴은 그대로지만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는 감각적인 슈팅이 살아나고 있다. 과거 잦은 찬스에도 불구하고 득점은 터트리지 못해 ‘2군용’이라는 비판을 받던 과거와는 다르다.

지난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7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는 이현진의 달라진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당시 후반 16분 박종진과 교체 투입된 이현진은 불과 10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하프라인부터 시작된 질주 끝에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도 교체 카드로 출전해 결승골을 터트렸던 이현진이 수원의 새로운 무기로 안착했다는 증거였다.
이현진의 변화에 가장 기뻐하는 인물은 역시 윤성효 수원 감독. 월드컵 휴식기 동안 강릉 전지훈련에서 새로운 전술의 도입과 함께 이현진에게 고성을 아끼지 않으면서 지도했던 윤성효 감독은 이제야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가 나온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 윤성효 감독은 “이현진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살려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판단이 맞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진에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전후반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없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이현진이 전반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윤성효 감독도 “올해 겨울 새로운 피지컬 코치를 데려와 이현진을 훈련시키려고 한다”면서 내년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윤성효 감독의 고민은 이현진의 계약이 올해로 끝난다는 데 있다. 자신이 원하는 선수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셈이다. 그러나 이현진은 이 부분 역시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 또한 수원에 남아 또 한 번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현진은 “수원에 남고 싶다. 감독님도 원한다고 들었다”면서 “분명히 올해 초에는 수원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윤성효 감독님이 오시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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