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라요? 우리 선수가 될 수도 있었는데……”.
울산 현대의 김호곤 감독이 지난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7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경기를 앞두고 꺼낸 이야기다. 이날 김호곤 감독은 수원의 투톱으로 출격한 다카하라(31)를 지목하면서 다소 아쉽다는 분위기 속에 지나간 뒷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김호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다카하라가 먼저 접촉한 구단은 울산이었다. 원 소속팀 우라와 레즈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시아쿼터가 비어있는 울산에 이적 제의를 했다는 것.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이적료 및 임대료가 전무한 상황에서 연봉까지 절반으로 깎겠다는 제안이었다.

김호곤 감독도 부족한 공격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김호곤 감독은 “솔직히 다카하라가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가 아닙니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도 활약했고요. 이런 선수라면 충분히 K리그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당연히 데려오고 싶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은 고민 끝에 다카하라의 영입을 포기했다. 다카하라가 좋은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울산이 데리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데려올 수가 없었다. 특히 김호곤 감독이 키우고 있는 김신욱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영입한 오르티고사의 활용도 고려해야 했다. 이진호도 출전 기회를 줄 수 없어 포항으로 보낸 처지였다.
김호곤 감독이 상대팀으로 만난 다카하라를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삼킨 것도 당연했다. 그나마 다카하라가 울산을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이 위안이었다. 전후반 90분을 활약한 다카하라는 슈팅 3개만을 기록한 채 첫 선발 경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김호곤 감독은 다카하라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호곤 감독은 “오늘도 괜찮은 선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선수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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