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기, 야구 때문에 어두운 상태서 진행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8.15 18: 24

"제 판단으로는 가능합니다".
엄연히 홈 구장을 두고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대구 FC가 큰 곤욕을 치렀다.
대구 FC와 포항 스틸러스가 쏘나타 K리그 2010 17라운드 경기를 치른 15일 대구 시민운동장은 경기 시작 후 상공에 먹구름이 끼어 어두워지더니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쏟아져 더 어두워진 가운데 운동장 측은 라이트를 모두 켤 수 없었다. 바로 옆 야구장과 전력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따른 것.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장은 더욱 어두워졌고 후반 시작과 함께는 억수같은 비가 퍼부었다.
하지만 대구 시민운동장의 조명탑은 절반 밖에 켤 수 없었다. 이미 야구장에서 라이트를 켜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뒤늦게 라이트를 켠 축구장이 전력 사용을 줄일 수 밖에 없었던 것.
연맹 규정 상 경기장 내 조도는 1500룩스 이상이어야 한다. 라이트를 켰을 때 이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공식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이미 경기장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대구는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비상시에 대비해 선수 라커룸을 제외하고 전등 및 에어컨을 일체 켜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은 구단 측의 말만 믿고 있었다. 백중철 경기감독관은 "경기를 충분히 치를 수 있다. 라이트를 모두 켜지 않아도 괜찮다"면서 "정확한 규정은 연맹규정집에 나와 있다. 내 판단으로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감독관은 조명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구나 장비를 갖추고 있지 못했다. 육안으로 상황을 판단할 뿐이었다. 주최는 홈팀이 맡지만 주관을 해야 할 연맹의 준비성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10bird@osen.co.kr
<사진> 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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