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대호(29.롯데)의 홈런본능이 멈추었다. 그러나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알린 9경기 연속홈런 세계신기록 보유자라는 화려한 수사는 남았다.
이대호는 1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10경기 연속 홈런에 도전했으나 5타석에서 안타 1개만 기록했을 뿐 기다렸던 홈런포를 가동 못했다. 지난 8월4일 잠실 두산전 이후 경기가 열릴때마다 뜨거운 화력을 쏟아냈던 홈런포는 9에서 멈추게 됐다.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한 이대진은 두 타석까지 조용했다. 1회2사1루에서는 이대진의 바깥쪽 변화구를 때렸으나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됐다. 3회초 2사1,2루에서는 사실상 고의 볼넷으로 1루에 진출했다. 이대진의 변화구와 유인구에 홈런스윙을 할 수 없었다.
KIA 투수가 언더핸드 유동훈으로 바뀐 가운데 5회초 세 번째 타석은 빗맞은 우익수 앞 안타를 날렸다. 유동훈의 바깥쪽 변화구 초구를 가볍게 밀어쳤다. 방망이 끝에 걸린 타구는 2루수 키를 넘어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그릭 1-2로 뒤진 7회초 1사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KIA 바뀐투수 곽정철이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쳐왔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2-2에서 143km짜리 투심볼에 밀려 평범한 중견수플라이로 물러났다. 9회초 동점을 만든 가운데 1사1,2루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으나 윤석민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위대한 여정이 아쉽게 끝나는 순간이었다.
아쉽게 10경기 연속포는 실패했지만 뜨거웠던 여름의 태양 만큼이나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두산 김선우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트린 이후 쉼없이 홈런포를 가동했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로페즈의 몸쪽 싱커를 통타해 오 사다하루와 랜디 바스가 보유한 7경기연속 홈런을 간단히 돌파했다. 이튿날인 14일 역시 KIA 김희걸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날려 메이저리그 캔 그리피주니어를 비롯한 3명의 타자들이 보유한 8경기 연속 기록도 넘어섰다.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3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려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넘어서자 일본 언론과 미국 AP 통신이 속보로 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각각 한국에서 세계 신기록이 나왔다며 관심을 표시했다. WBC 4강, 준우승,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알린 대단한 기록이었다.
9개의 홈런 가운데 투런홈런 6개, 스리런 홈런과 솔로홈런이 각각 1개씩 있었다. 공교롭게도 경기당 멀티홈런은 없었고 결승홈런은 없었다. 팀 승패는 4승5패로 패한게 약간 많았다. 평균 비거리는 117.2m를 기록했다.
2구째 홈런이 3개로 가장 많았고 초구, 4구, 5구째가 각각 2개였다. 직구를 공략한게 3개였고 포크볼 2개, 싱커,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각각 1개였다. 6개가 좌월홈런, 3개가 중월홈런이었다. 홈런을 맞은 투수들의 유형은 8명이 우완투수, 1명이 좌완투수였다.
아울러 이대호는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40홈런에 -2개로 접근했다. 홈런왕과 또 다른 타격타이틀을 거머쥔다면 생애 첫 MVP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쟁자로 꼽히는 한화 류현진과 뜨거운 MVP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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