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선을 보인 LG 트윈스 박종훈호가 리빌딩과 4강싸움 사이에서 이제는 신중한 결정을 내릴 시간이 왔다.
전반기 40승1무50패, 후반기 5승11패. LG 트윈스는 16일 현재 정규시즌 107경기에서 45승1무61패 승률 4할2푼1리를 기록 중이다. 승률 5할을 기준으로 할 때 '-17'이다.
LG는 올 시즌 26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4위 롯데 자이언츠와 5경기 반 차로 벌어졌다. 5경기 반 차이와 팀 전력을 놓고 볼 때 8년만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종훈 감독 역시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4강에 들기 위해서 "60∼65승은 거둬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롯데와 KIA의 상승세를 놓고 볼때 65승을 거둬야 한다고 보면 LG는 남은 26경기에서 20승을 올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수치다.
사실 박종훈 감독은 리빌딩과 4강싸움을 놓고 시즌 전부터 고심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취임 직후 진주 마무리 캠프에서 '견제세력'을 화두로 팀 리빌딩을 계획했다. 당시 팀 전력을 놓고 볼 때는 리빌딩이 당연한 길이었다.
그러나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에서 뛰고 있던 '큰'이병규의 복귀, 넥센 히어로즈에서 이택근 영입 등을 통해 전력보강을 했다. 박종훈 감독이 계획했던 리빌딩과는 다른 길이었다. 그러자 박 감독도 리빌딩보다 포스트시즌을 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전반기를 마치고 박종훈 감독은 OSEN과 인터뷰에서 4강싸움과 리빌딩 사이에서 고심이 클 것 같다는 질문에 "전력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프로 스포츠"라며 "내 입장에서는 리빌딩도 시켜야 하고 현재 전력 가지고 가을 잔치를 할 수 있도록 도전하는 마음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모습이 조금 더 안정적이어야 한다. 야수들의 경기 의욕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꼬집었지만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내년을 위해서는 리빌딩이 답
LG는 유망주가 많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경험만 쌓으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이들이 넘쳐난다. 타자들 중에서는 '오른손 거포' 박병호(24)와 '작뱅' 이병규(27)가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박병호는 73경기에 출전해 1할9푼5리의 타율과 7홈런 22타점을, 이병규는 80경기에 출전해 2할9푼6리 9홈런 34타점을 기록 중이다. 둘 모두 '빅5'로 인해 충분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군복무도 마친 만큼 잠재력만 폭발한다면 팀 타선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더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내외야 모두 가능한 서동욱(27)도 있다. 서동욱은 스위치타자로 지난 5월 12일 청주 한화전에서 스위치 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파워와 정확성까지도 겸비하고 있다. 내야수 문선재(20)도 퓨처스(2군)에서 3타석 연속 홈런을 날리는 등 성장 가능성만큼은 확실하다.
투수들 가운데는 이범준(21), 한희(21), 심수창(29)이 당장 내년 시즌부터 LG 마운드의 주축으로 서야 한다. 3명 모두 140km 중반대 직구와 2가지 이상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경험이 부족해 마운드 위에서 자주 흔들리는 모습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여기에 150km가까운 강속구를 구사하는 우완투수 박동욱(25)도 경기 경험만 쌓는다면 선발투수 또는 롱릴리프로서 재능이 충분하다. 시즌 초 '마구'와 같은 슬라이더를 던졌던 신정락(23), 제구력이 뛰어난 배우열(24), 빠른 공을 구사하는 사이드암 최동환(21), 배짱 두둑한 이승현(19), 그리고 신고선수 출신 김지용(22)과 최성민(20)도 1군 경기에서 등판 경험만 쌓는다면 충분히 LG 마운드에 힘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4강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박종훈 감독이 내년 시즌을 기획할지 아니면 시즌 막판까지 4위 싸움에 달려들지 결정을 내릴 시기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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