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는 지난 15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수중전으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1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대구는 지난 2007년 5월 16일 이후 포항전 9경기 연속 무승(2무 7패)을 이어갔고 승리할 경우 탈꼴찌가 가능했으나 또 실패했다.
대구는 비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육탄 방어를 통해 포항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경기 종료 직전 집중력 저하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경기 내용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대구시민운동장의 낙후된 시설. 1948년에 세워진 낙후된 대구시민운동장은 초유의 경기 취소사태가 일어날 뻔했다.

오래 전에 건립한 종합운동장이다 보니 개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건립되는 경기장들이 전체를 지붕으로 감싸고 있지만 대구시민운동장은 본부석에만 지붕이 있을 뿐이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로서는 땡볕 밑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삼성 라이온즈가 홈경기장으로 사용 중인 시민운동장 야구장과 동시에 조명이 가동되면 안정적인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대구는 이를 위해 최대한 삼성과 홈경기가 겹치지 않도록 조절했지만 이날 야구와 시간이 겹치고 말았다. 오후 5시에 열렸지만 날이 흐리는 바람에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조명을 가동했다.

설상가상으로 후반전에는 20여 분간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시민운동장의 열악한 시설이 모두 드러나고 말았다. 원활한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고 패스와 드리블이 돋보이는 두 팀의 장점은 사라졌다.
그저 앞에 있는 동료에게 길게 차주기 급급했고 달려가다 물웅덩이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촌극도 수 차례 발생했다. 양팀 감독이 거부했지만 경기감독관과 심판진은 경기 취소를 고려할 만큼 열악했다.
대구는 한일 월드컵 경기가 열린 대구스타디움이 홈구장이다. 2011 대구육상대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기장을 옮긴 상태. 따라서 대구 구단 관계자들은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대구에서 그동안 축구팬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현재 상황은 불가항력이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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