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130cm도 되지 않은 꼬마 아이가 큼지막한 유니폼을 단정히 챙겨입고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왼손에는 검은색 글러브, 오른손에는 자신의 주먹보다 큰 흰색 야구공을 집어 들고 힘껏 1루를 향해 던졌다. 심판의 '아웃' 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에서는 환한 미소가 흘러넘쳤다.
프로야구 인기는 고스란히 유소년 야구까지 퍼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KBA), 속초시가 공동 주최하는 2010 스포츠토토배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가 8월 16일 오후 6시 30분 속초 설악야구장에서 끄거운 열기속에 개막했다.
대회 선서를 한 속초 영랑초등학교 6학년 최용선(13)군은 "베이징 올림픽 때 야구를 보고난 뒤 야구선수가 됐다"며 "야구를 하면서 친구들과 협동하며 잘 지내고 있다. 이승엽선수처럼 국민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지난 2007년부터 개최된 이 대회는 전국에 있는 초등학교와 리틀야구 팀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대회로 올 해로 4회째를 맞았다. 대회 참가팀은 초등부 98개팀, 리틀부 109개 등 총 207개팀, 3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초등부 4개리그(동해리그, 서해리그, 백두리그, 한라리그), 리틀부 3개리그(메이저리그A, 메이저리그B, 체리리그)로 나눠 오는 26일까지 11일 동안 속초시내 7개 야구장에서 매일 4경기씩 치러 부별 통합 우승팀을 팀을 가린다. 지난해 보다 32팀이 증가한 역대 최다 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루게 된다.
개회식에는 김인식 운영위원회 기술분과 위원장도 직접 참석해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김 위원장은 "올해가 한국야구 10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인데 30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해 야구를 통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행복하다"며 "어린이 야구 대회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이 선수들 가운데 10년내에 국가대표가 나오지 않겠냐"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부터 스포츠토토의 후원으로 개최하고 있는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대회로써 야구 저변 확대에 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선수단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는 스포츠관람 산업의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장한주(KBO 관리지원팀)과장은 "지난 3월부터 대회를 준비했는데 성공적으로 대회가 시작되어서 기쁘다"며 "아이들의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고, 안전 사고없이 대회가 잘 끝나길 바란다"고 대답했다.
개막식장에는 207팀 선수들 뿐 아니라 학부모와 속초 시민들도 함께 참석해 개막식 후 인기가수 축하공연과 리틀야구 선수들의 댄스경연 등이 지켜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도신초등학교 6학년 정하윤(13)군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본 뒤 야구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의 어머니인 양희진(40)씨는 "전국적인 큰 대회가 열려 아이의 꿈이 커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공부할 때보다 꿈이 확실한 아들이 자랑스럽고 힘들어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하다. 아이가 야구선수로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인프라가 구축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시상은 각 리그 우승, 준우승, 공동 3위팀, 그리고 왕중왕 진출팀에게 각각 트로피와 야구장비가 부상으로 수여되며 우수감독상과 감사패 등을 수여한다. 또한, 25일(수) 오후 1시에 거행되는 리틀팀의 체리리그 결승전과 26일(목) 오후 1시로 예정된 왕중왕전은 MBC SPORTS+ 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편 속초시는 유소년 야구 활성화와 저변 확대의 일환으로 속초야구장을 신축하는 등 대회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지로 결정되었다.
agassi@osen.co.kr
<사진>속초=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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