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출신 선동렬 삼성 감독이 20세기 최고의 투수라면, '괴물' 류현진(한화)은 21세기 마운드의 지존. 세대가 달라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지만 리그를 지배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전성기의 선 감독과 올 시즌 류현진이 맞붙는다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이 두 투수를 모두 상대한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41, 삼성)이 말하는 선 감독과 류현진의 강점은 무엇일까.
양준혁은 선 감독의 강점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스승에 대해 평가하는게 예의에 어긋날 수 있기에. 양준혁은 선 감독과 맞붙어 19타수 3안타에 그쳤다. 그는 "타자 바로 앞에서 던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공을 끝까지 끌고 나온다는 뜻. 양준혁은 "컨트롤이 아주 좋았다. 특히 슬라이더의 위력은 최고였다. 직구 또한 보통 투수보다 앞에서 던져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150km대 강속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 직구 또는 슬라이더를 노리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구종이 단조롭지만 알고도 치기 힘들다. 영남대 시절 야구장 외야에 있는 건물 유리창을 깰 만큼 뛰어난 파워를 가진 양준혁 조차 선 감독의 강속구에 배트가 밀리는 느낌을 받았단다. 그는 "150km 직구라도 공략하기 쉬운게 150km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종속이 뛰어나 배트가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진짜 괴물이다. 게다가 완투까지 해버리잖아". 양준혁은 류현진에 대해 "주자가 없는 상황이나 여유있을때 맞춰 잡는 투구를 펼친다. 그때 공략해야 한다"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전력 투구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고졸 5년차 투수답지 않게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일각에서는 "30대 중반 투수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양준혁은 "야구하는데 나이가 어디 있냐. 나이로 야구하는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선천적인 재능이 뛰어나다는 뜻.
"류현진의 신인 시절 구위는 칠만 했다"고 밝힌 양준혁은 "지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의 신인 시절과 지금의 차이점에 대해 "당시에도 힘이 좋고 컨트롤이 뛰어났지만 지금은 자신이 마음 먹은 코스에 완벽하게 꽂아 넣는다. 4년 전에는 실투가 하나씩 들어왔지만 지금은 공이 좌우 한 뼘씩 더 들어온다. 게다가 완투까지 해버린다"고 치켜 세웠다. 그렇다면 양준혁이 말하는 류현진 공략법은 무엇일까. "주자가 없는 상황을 제외하면 방법이 없다".
what@osen.co.kr
<사진>선동렬 감독-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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