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궤양 설마 했다가는…“베체트병”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8.17 09: 57

학과공부, 과외, 그리고 동아리 활동까지 다방면에서 바쁜 활동을 하는 대학생 L양은 학기 내내 구내염이 가실 날이 없었다. 비타민 C를 챙겨 먹고 방학 때 푹 쉬면 낫겠거니 했었지만, 방학을 한 지 한 달이 넘어가고, 쉴 만큼 쉬었는데도 구강궤양은 나을 줄을 몰라 동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서 전문의를 만날 것을 추천하였고, 진찰 후 L 양은 베체트병을 앓고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태어나서 베체트병이라는 질환은 처음 들어본 L양, 집에 와서 베체트병에 대한 검색을 해 보고서야 단순한 구강궤양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L양을 당황하게 한 베체트병은 과연 어떤 병일까? 이름이 생소하기 때문에 가벼운 신종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베체트병은 면역계의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의 하나로써 국내에도 많은 환자를 보유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베체트병은 1937년 터키 의사 베체트씨가 발견하면서 알려진 병으로, 주로 구강과 외음부에 반복되는 궤양과 염증소견을 나타내는 전신성 염증질환이다. 구강궤양은 베체트병 환자에서 거의 대부분 나타나는 흔한 증상인데, 문제는 이러한 단순 구강 염증질환과 베체트병의 차이점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혀에 노랗게 궤양이 생기고 동시에 생식기에도 궤양이 나타나거나, 피부, 포도막 등에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베체트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 전문병원 내미지한의원의 김영진 원장은 “베체트병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써 아직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며 20-30대의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합니다.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HLA-B51 이라는 유전자가 관련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신성 혈관염 질환으로 혈관이 흐르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점막피부와 눈, 근골격계, 신경계, 소화기계 등에서 발병이 가능합니다” 라고 말한다.
베체트병 증상 중에서 구강 궤양의 경우 크기는 2-12mm 정도로 다양하고 혀와 잇몸, 구개부, 인두부 등 구강 내 모든 점막에서 생길 수 있으며 자주 재발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심한 경우 관절과 신장증상, 혈관염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김영진 원장은 “다른 모든 자가면역질환처럼 베체트병 역시 조기진단이 중요한데, 젊은 층에서는 구강궤양이 발생하는 경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다른 증상이 발견 되는 경우에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대다수가 베체트병이 진행 된 상태로써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구강궤양의 경우도 피곤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인체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김을 나타내는 징후이므로 몸의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주저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김 원장의 말대로 베체트병은 조기진단을 거쳐 치료에 나서지 않거나 치료 후 일시적인 호전현상을 완치된 것으로 오인하여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병이 더욱 악화 되어 실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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