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출장 기회를 부여해주신 덕택에 이런 날이 있는 것 같다".
누가 그를 지명조차 받지 못했던 투수라고 믿겠는가. 신고 선수 출신 프로 3년차 우완 김수완(21. 롯데 자이언츠)이 선두 SK를 상대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김수완은 17일 문학 SK전서 선발로 등판해 9이닝 5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신의 4승(무패, 17일 현재)째를 수확했다. 총 111개의 공을 던지며 계투진의 휴식까지 가져다 준 1승 이상의 수훈이었다.
특히 김수완은 지난 2007년 제주관광산업고 3학년 시절 노히트노런 기록에도 불구, 미지명으로 인해 신고선수로 입단하는 굴욕을 맛보았던 선수. 올 시즌에도 퓨처스리그 중계가 없었더라면 1군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투수였으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그 중계를 보고 1군으로 발탁했고 일약 팀의 4강 구세주로 떠오른 셈이다.
경기 후 김수완은 "우리가 올 시즌 약했던 SK(상대 전적 3승 10패)를 상대로 완봉을 거둬 기분이 좋다"라며 "경기 초반 컨트롤이 안 되어 어려웠다. 포수 강민호 선배가 편하게 리드한 것이 도움이 컸다"라고 밝혔다.
주무기 포크볼에 대해 김수완은 "첫 해 노상수 투수코치로부터 배웠고 윤형배 투수코치께서 많이 다듬어주셨다. 지난해에는 제구력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는데 윤 코치께서 많이 다듬어주셨다"라는 말로 스승에 대한 감사 의사를 표했다.
"내가 잘 던져 완봉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한 김수완은 "박정태 2군 감독과 윤 코치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두 분께서 2군에서의 출장 기회를 주셔서 이렇게 기회를 얻은 것 같다"라는 말로 음지에서 자신을 지도한 스승에 대해 예를 표했다.
양 팀은 18일 선발 투수로 각각 송은범(SK)과 송승준(롯데)을 예고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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