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자체의 비중보다 '괴물독수리' 류현진(23)의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달성 여부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경기였다. 그리고 류현진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세계 신기록을 써냈다.
류현진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7피안타 2실점(2자책) 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23경기 모두 퀼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지난 시즌부터 총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갔다.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양팀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취점은 LG가 올렸다. LG는 3회말 2사 후 '쿨가이'박용택이 한화 선발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가운데 몰린 직구(147km)를 끌어당겨 좌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박용택의 시즌 6호 통산 107호 홈런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1자책점째였다.

'에이스' 류현진이 실점하자 한화 타자들은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는 4회초 1사 후 김경언과 김태완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에서 4번 최진행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1-1을 만들었다.
그러자 LG는 5회말 추가점을 내며 다시 앞서갔다. 포문은 선두타자 정성훈이 열었다. 정성훈은 류현진의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큰'이병규의 희생번트 때 2루를 밟았다. 이어 8번 박용근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2-1로 달아났다. 류현진은 2자책점째였다.

한화는 7회 또 다시 동점을 만들며 류현진이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했다. 1사 후 '이적생' 장성호가 LG 구원투수 박현준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직구(142km)를 가볍게 끌어 당겨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시즌 2호, 통산 197호 홈런이었다.
이후 양팀은 몇 차례 득점 찬스를 주고 받았지만 적시타 부재로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연장 12회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은 2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이하) 기록을 달성하며 전무후무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초반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를 한차례 찍었을 뿐 직구 평균 구속이 140km에 불과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떨어지는 각도도 좋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날에 비해 슬라이더의 비율을 더 높였다.
힘을 비축한 류현진은 7회부터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피칭으로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꾸준히 나오게 유도하며 범타 위주로 승부를 했다.
최대 승부처였던 7회말 1사 1,2루 위기 순간에는 박용근을 상대로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 몸쪽에 꽉 찬 148km 직구를 뿌려 스탠딩 삼진을 솎아냈다. 후속타자 김준호를 상대로는 봁카운트 2-2에서 147km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8회말 1사 3루에서는 이택근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데 이어 조인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9회말에는 2사 후 '큰' 이병규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149km 직구를 던져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괴물'투수를 증명한 강속구였다.
류현진은 10회초에도 불펜에서 오른손에 글러브를 낀 채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한화가 점수를 뽑아낸다면 등판을 준비하는 듯 했다. 그러나 한화가 10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점수를 기록하지 못하자 류현진을 대신해 박정진이 마운드에 오르며 류현진의 대기록도 함께 완성됐다. 류현진은 9이닝 동안 121개를 던지며 7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LG 선발 좌완 최성민은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최성민은 올 시즌 첫 등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⅓이닝 동안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4회 급작스럽게 체력이 떨어지며 사사구3개를 남발했지만 3회까지는 1피안타 무사사구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agassi@osen.co.kr
<사진>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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