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K리그, 경기당 3골의 비결은?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8.18 07: 57

K리그가 달라졌다. 지난 주말 7경기에서 골망을 흔든 횟수가 28회에 달한다. 경기당 4골이다. 유난히 많은 골이 터졌지만 시즌 평균도 높아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K리그의 평균 득점은 2.6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0골로 증가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직후 37경기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3.3골이 터졌다.
그야말로 화끈한 K리그다. 과거 득점력 빈곤으로 팬들의 불만을 사던 K리그의 환골탈태이기도 하다. 도대체 K리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봤다.

▲ 5분 더 캠페인의 도입
전문가들은 올 시즌 K리그가 도입한 '5분 더 캠페인'이 이런 변화에 일조했다고 믿는다. 실제경기시간(APT)을 늘려 더욱 재밌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진행된 캠페인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이다. 올 시즌 APT는 57분 18초로 지난해 베스트팀의 평균이었던 57분 24초에 육박한다.
정효웅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이 효과를 믿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올해 K리그가 '5분 더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경기 시간이 늘었고 득점 또한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APT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전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다.
올 시즌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 유병수도 이 부분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유병수는 "실제 시간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영향을 미친다. 스트라이커에게는 골 찬스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 공격적인 심판 판정
공격적인 심판 판정도 다득점의 비결이다. 5분 더 캠페인의 일환으로 빠르면서도 공격적인 경기 진행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미드필드에서는 어드밴티지를 부여하지만 위험 지역에서는 가차 없이 파울을 불면서 두 가지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 부분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축구 선수 출신으로 지도자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김대길 해설위원은 "심판들이 K리그를 재밌게 만드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조심스럽지만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철저하게 잡아내니 득점이 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병수도 "수비수가 조금이라도 진로를 방해하거나 득점 상황에서 반칙이 일어나면 파울을 불고 있다. 경고도 많아지니 수비수들이 페널티 지역에서 함부로 파울을 할 수 없다. 작년보다 이 부분이 달라져 득점도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치열한 6강 구도
예년에 비할 수 없는 치열한 6강 플레이오프 경쟁도 원인이다. 선두인 경남 FC부터 8위 수원 삼성까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승점 사냥이 더욱 치열해졌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노리는 상황에서 골득실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 FC 서울이 골득실로 6강에서 탈락한 학습 효과도 있다.
이런 상황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인물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 작년 꼴찌에 가깝던 성적을 선두권으로 끌어올린 박경훈 감독은 "지금 우리 팀은 골득실에서 앞서면서 전북을 제치고 2위에 올라있다. 이런 상황이니 예전 같으면 2-0으로 이기면 안일한 경기도 할 수 있을 텐데 다득점을 노리는 것"이라면서 "6강 플레이오프의 커트라인이 높아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대길 해설위원도 이 부분에는 같은 생각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정규리그의 절반인 14라운드를 마치고 6위팀의 승점이 22점이었다. 올 시즌 6강 커트라인이 44점 이상은 될 것이라는 근거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팀들이 승점 3점을 따는 전술을 갖출 수 밖에 없다"면서 "치열한 6강 경쟁 속에 득점 행진이 팬들을 즐겁게 만드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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