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저하로 인해 등판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뒤 맞는 기회다. '써니' 김선우(33. 두산 베어스)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리인 12승을 놓고 달구벌에서의 시즌 2연승까지 도전한다.
올 시즌 11승 5패 평균 자책점 3.90(17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선우는 국내에서의 세 번째 시즌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당 기복이 다소 큰 편이기는 하지만 변형 체인지업 등을 적극 활용하는 등 변화구 구사도를 높였고 그와 함께 지난 시즌 대비 평균 자책점을 1점 이상(지난해 5.11) 낮췄다.

특히 김선우는 위기관리능력면에서 이전 2시즌 대비 더욱 나아진 투구를 펼치는 중. 지난 2년 간 피안타율이 3할 이상에 달했던 김선우지만 올 시즌에는 2할7푼2리로 대폭 낮췄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36으로 타자 출루 허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실점 위기에서 통타당하는 장면은 줄어들었다. 선발로서 제 몫을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척도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14회로 김광현(SK)과 함께 8개 구단 전체 투수들 중 3위.
지난 4일 잠실 롯데전 7이닝 7피안타 2실점 승리 이후 등판이 없었던 김선우. 불규칙한 강우 현상으로 인해 왼 무릎 통증이 평소에 비해 심한 편이었고 이를 포착한 김경문 감독 또한 김선우의 선발 등판을 조정해주며 주축 선발 투수에 대한 배려심을 보여주었다. 원래 김선우의 등판 시점은 지난 15일 잠실 SK전이었으나 우천 순연 1경기와 상대 선발 카드 매치업을 고려해 18일로 선발 등판이 조정되었다. 무려 14일 만의 등판.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김선우는 지난 6월 26일 KIA전서 승리를 거둔 이후 패배를 모른 채 7경기에서 5승을 거뒀다. 7월 21일 LG전서 5⅓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점수를 다소 많이 내주기는 했으나 등판 내내 불안했다기보다 강판 시점에서 실점이 집중된 경기. 구위 면에서는 오히려 평소보다 나았다는 평을 받았다.
선수 본인의 마음가짐도 확실히 달라졌다. 이전의 김선우는 "파워피처로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직구를 앞세운 빠른 대결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싶다"라는 뜻을 숨기지 않았던 반면 올 시즌에는 "이제는 필요한 순간 돌아 들어가는 투구를 보여주겠다. 나 자신의 순간적인 바람보다는 팀의 목표 달성이 더욱 중요하다"라며 팀 플레이어로서 면모를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경계 대상도 분명히 존재한다. 올 시즌 상대 타율 5할(4타수 2안타)을 기록 중인 양준혁이 은퇴 의사를 표명한 후 후배들의 지도에 전념하고 있고 똑같이 5할을 기록 중인 진갑용도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이지만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견인 중인 박석민(8타수 4안타 3타점)가 김선우 상대 타율 5할을 자랑한다. 컨택 능력과 함께 노림수 타격 능력까지 지닌 박석민을 상대로 실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관건.
김 감독은 김선우에 대해 "팀 내 투수진 맏형으로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다. (김)선우가 잘해야 선발진 안정은 물론 팀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라는 기대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감독의 배려 아래 충분한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김선우가 삼성을 상대로 시즌 12승 째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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