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우리가 우승했어요".
삼성 라이온즈 투수 정인욱(20)은 지난 17일 대구 두산전이 끝난 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연은 이렇다. 모교 대구고가 같은 날 수원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군산상고와 연장 10회 승부 끝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년 만에 패권을 되찾은 것. 정인욱 또한 2년 전 대구고의 봉황대기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오르기도 했다.
"빨리 이 소식을 (박)석민이형에게 전해야 하는데". 정인욱은 그라운드에서 스트레칭 중인 박석민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석민이형, 우리가 우승했어요". 정인욱이 스트레칭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박석민을 향해 모교 우승 소식을 전하자 두 선수는 얼싸 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와~".

곧이어 차우찬이 머리를 긁적이며 나타난다. 이날 7승째를 따낸 차우찬은 모교가 준우승에 머물렀다는 소식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 보니 대구고 출신 박석민과 정인욱은 군산상고 출신 차우찬과 10만원 내기를 걸었던 것. 박석민과 정인욱은 모교 우승과 더불어 가욋돈을 챙기게 돼 함박미소를 지었다. 반면 차우찬은 이날 선발승을 따냈지만 모교 우승 좌절과 내기에서 패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what@osen.co.kr
<사진>박석민-정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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